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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수달래

by 緣海 2013. 5. 5.

[수달래] - 사랑의 즐거움

 

 

 

 

 

 

 

 

 

 

 

 

 

 

 

 

 

 

 

 

 

 

 

 

 

 

 

 

 

 

 

 

 

 

 

 

 

 

 

 

 

 

 

 

 

 

 

 

 

 

 

 

 

 

 

 

 

 

[수달래]

 

봄꽃이 어느정도 다 지나가고, 여름꽃은 아직 피기 전 즈음에 얼마동안의 화휴기가 있다.

 그 시기에 물이 많은 계곡에는 붉은 수달래가 피어난다.

봄꽃을 향했던 렌즈들의 갈증을 어느정도 식혀줄 시원한 계곡의 꽃잔치이다.

가까이서 주고받는 대화도 목소리를 한층 높여야 할 정도로 물소리로 시끄러운데,

크고 작은 폭포쪽으로 귀를 열어두고 있는 수달래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이제 막 새잎을 열고 있는 나무들의 신록으로 산빛은 수려하고,

계곡쪽으로 자꾸만 고개를 숙이는 나무들이 수달래 사이를 누비는 우리를 굽어보고 있다.

아직 탁족을 하기에는 차가운 물이지만,

맑고 깨끗한 물에 발도 담그고 푸른 하늘도 바라보며 즐거운 한나절을 보낸다.

사람들의 흔적없이 구름만 기웃거리는 곳, 여기는 토옥동 계곡이다.

 

산에 피는 봄꽃은 진달래와 철쭉밖에 모르던 나에게 수달래란 말이 생소했다.

언젠가 영월 동강의 어라연에서 강가 절벽에 핀 산철쭉을 담아왔는데 그게 수달래라 했다.

그래서 짐작으로 철쭉이 물가에 피어있으면 수달래라 하는가 보다 했었다.

알아보니 우리나라에 수달래로 유명한 계곡이 여럿 있었다.

월악산 송계계곡, 지리산 달궁계곡이나 뱀사골계곡, 거창의 수승대 계곡 등이 유명하고,

주왕산 수달래는 축제까지 열 정도로 유명하다.

올해에도 5월 11, 12일 양일간에 걸쳐 여러가지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라 한다.

그러고보니 주산지 봄풍경을 담으러 갔을 때 호수 한켠에 수달래 곱게 피어있던 기억이 난다.

 

한차례 진달래가 훑고 지나간 산마다, 이제는 철쭉이 그 고운 물감을 풀어놓을 차례다.

남으로부터 북상하는 철쭉의 개화소식에 귀를 쫑긋거리기도 하고,

이때를 놓칠세라 산마다 철쭉산행을 즐기려는 산행객들로 넘쳐날 것이다.

그 시선에서 잠시 벗어나 계곡물에 수선화처럼 모습을 비치며 피어날 꽃,

나르시시즘의 병증이 가라앉지 않을 때는 물 곁에서 몸을 흔드는 수달래의 유혹에 흔들려 볼 일이다.

단, 깨끗한 계곡에 다녀간 흔적은 한오라기도 남기지 말고...

 

 

 

 

 

Moonlight Sonata

Beetho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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