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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여우주머니, 당잔대 / 검은 별 그대 눈에

by 緣海 2011. 10. 4.

[여우주머니] - 종달새

 

 

 

 

 

 

 

 

 

 

 

[여우주머니]

 

해마다 가을이 오면 여우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여우주머니와 여우구슬, 잎은 곱게 단풍이 들어가고, 열매가 익어가기 시작한다.

고운 곡선으로 허공에 선을 그은채 수줍어 볼에 홍조를 띠는 모습이다.

줄줄이 매달린 주머니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을 것인가.

그 비밀스런 주머니 속의 속내를 들여다 보고만 싶어진다.

 

여우주머니의 꽃말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미처 만들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최적의 꽃말은 무엇이 될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 보물주머니 속에 가득찬 비밀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보물주머니나 비밀은 다른 꽃의 꽃말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그 꽃은 다름아닌 현호색, 그래서 현호색의 별칭인 종달새를 아 아이의 꽃말로 선사해 주었다.

봄에 피는 현호색과 가을에 여무는 여우주머니는 둘 다 신비스런 모습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종달새라는 꽃말이 잘 어울릴거라 강변해 본다.

 

 

 

 

 

 

 

[당잔대] - 감상, 은혜, 부드러운 애정

 

 

 

 

 

 

 

 

 

[당잔대]

 

강한 힘은 부드러움에서 나온다고 하던가. 당잔대의 모습이 그러하다.

당잔대 뿐이랴, 모든 꽃들이 대부분 연약하고 섬세해 보이나,

그 부드러움이 오늘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원천이다.

 

자투리시간에 뭐가 좀 보일까 하여 숲속에 들어갔다가, 늦은 가을,

떼지어 몰려드는 모기떼에 혼줄이나 쫓겨 나왔다.

그러나 빈손으로 나온건 아니고, 연보랏빛 고운 이 아이들을 담아 나왔다.

 

당잔대를 보면 어릴적 추억들이 많이 뒤따라 나온다.

돌아서면 배고프던 시절, 더덕과 잔대는 산에서 얻을 수 있는 간식이었다.

그때는 꽃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었고, 오직 뿌리만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더덕이나 잔대의 꽃만을 찾아다니니 시절이 좋아졌는지, 나이가 서글퍼졌는지...

 

 

 

 

 

 

검은 별 그대 눈에

 

- 연해 -

 

난 드릴게 없어 내 눈빛 하나 보내오

이 세상 가장 포근한 사랑을 담은 눈빛

그 눈빛에 내 마음 담아 그대 눈에 보내오

 

그대를 바라보는 나의 눈빛이

눈물에 무지개처럼 굴절되어 부서져도

그 안의 사랑마저 산란되진 않는다오

 

석양으로 그대를 보는 고독한 시간

그대 앞에서 두눈은 안개처럼 흐려져도

난 사랑을 눈물로 씻어 그대 눈에 보내오

 

단 하나 남은 사랑밖에 드릴게 없어

그 사랑 어떻게도 보여 드릴 수 없어

오직 빛나는 눈빛에만 담아 그대 눈에 보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