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안에서/Poem & Flower

바람재의 네귀쓴풀과 꽃친구들 / 행복한 눈물

by 緣海 2011. 9. 5.

[네귀쓴풀] - 지각(知覺)

 

 

 

 

 

 

 

 

 

 

 

 

 

 

 

 

 

 

 

 

[네귀쓴풀]

 

전초가 쓰다고 쓴풀이고, 꽃잎이 넉장이어서 네귀쓴풀이라고 한다.

네귀가 된 것은 넉장의 꽃잎마다에 귀처럼 생긴 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쓴풀 종류는, 쓴풀, 개쓴풀, 대성쓴풀, 네귀쓴풀, 자주쓴풀, 큰잎쓴풀이 있다.

그중 네귀쓴풀, 대성쓴풀, 큰잎쓴풀은 꽃잎이 넉장이고, 쓴풀, 개쓴풀, 자주쓴풀은 다섯장이다.

개쓴풀은 뿌리에서 쓴맛이 나지 않는다고 개쓴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는데, 쓴풀 역시 입맛을 돌게 하고, 위를 튼튼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중 특이한 모양과 색깔의 네귀쓴풀은 아랫지방 높은 산위에서 자란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 자라는 탓에 구경을 한 사람이 드물다.

백두대간의 한 줄기를 잇고 있는 바람재에 많은 네귀쓴풀을 보고 왔다.

해마다 한번씩은 가는 곳이 되었지만, 올해는 백두대간 훼손지역을 복구하는 바람에 찾기 어려웠다.

복구를 빙자한 또 다른 훼손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쓴풀을 입에 문 것처럼 씁쓸했다.

 

네귀쓴풀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독특한 청색의 점들을 가지고 있다.

꽃잎 전체에 고루 퍼져 있는 이 반점들은 마치 어릴 적 국사발에 있던 무늬를 보는 듯 하다.

그래서 네귀쓴풀의 별명을 도자기의 영어표현인 본차이나로 부르기도 한다.

 

 

 

 

 

 

 

[앉은좁쌀풀] - 항상 기억하세요, 동심

 

 

 

 

 

 

[앉은좁쌀풀]

 

좁쌀풀은 왜 좁쌀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모를 정도로 전체적인 키도 크고, 꽃도 그다지 작지 않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좁쌀풀 종류에는 산좁쌀풀, 참좁쌀풀, 털좁쌀풀, 깔끔좁쌀풀, 앉은좁쌀풀, 애기좁쌀풀 등이 있다.

그중 산좁쌀풀, 참좁쌀풀, 좁쌀풀, 앉은좁쌀풀 등을 보았지만,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이 앉은좁쌀풀은 네귀쓴풀이 피어있는 곳에 늘 같이 피어있다.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네귀쓴풀을 찾다보면 저절로 눈에 보이는 꽃이다.

 

좁쌀풀 종류의 꽃말이 '항상 기억하세요', '동심'인 것은 어릴적 순수했던 동심을 항상 기억하라는 것인가.

좁쌀처럼 작았던 그 시절, 그러나 추억은 좁쌀처럼 작지만은 않다.

항상 기억하라고 당부하지 않아도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잔대] - 감상, 은혜

 

 

 

 

[잔대]

 

원형 복원한 백두대간 능선에서 만난 잔대이다.

예년에는 이곳에서 잔대를 만나지 못했는데,

복구과정에서 다른 곳에서 퍼 메꾼 흙에 묻어온 씨앗에서 싹이 트지 않았나 싶다.

잔대 뿐 아니라 생소한 다른 식물들도 많이 자라고 있는 걸로 보아

또 다른 생태교란이 있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잔대는 암술머리가 꽃잎의 끝보다 더 길쭉하게 삐져나와 있는데, 모시대도 그러한게 있다고 한다.

잎은 모시대는 어긋나기, 즉 지그재그로 나고, 잔대는 돌려나기로 붙는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꽃대는 모시대는 똑바로 곧추서고, 잔대는 누워서 옆으로 피는 경향이 있다.

 

모시대와 잔대는 이처럼 늘 구별에 애를 먹곤 하는 아이들인데

사진에서처럼 꽃술이 꽃잎 밖에까지 삐져나와있으면 잔대,

꽃잎 바깥쪽으로 나와있지 않으면 모시대로 보는게 가장 일반적인 구별법인 듯 하다.

지난번 올린 구분법을 다시 인용하였지만, 그들 간에도 많은 다른 종류들이 있어서 정확한 구별은 앞으로도 힘들듯 하다.

 

 

 

 

 

 

 

[자주꽃방망이] - 천사, 기도

 

 

[자주꽃방망이]

 

만항재에서 보았던 자주꽃방망이를 이곳 바람재에서도 보았다.

바람재,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부는 언덕이었으면 그같은 이름이 다 붙었을까.

이름처럼 이곳에 바람꽃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이곳에 바람꽃은 없다.

대신에 네귀쓴풀과 앉은좁쌀풀은 지천으로 피어있다.

그가운데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주꽃방망이가 몇송이 피어있다.

이 아이는 전에는 보지 못했던,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꽃이다.

그밖에도 바람재에는 말나리와 단풍취 등 여러 꽃들이 피고 있었다.

 

 

 

 

 

행복한 눈물

 

- 연해 -

 

 

사랑스러운 너를 보면

내 마음 이렇게 행복한데

왜 자꾸 눈물이 날까

 

슬프면 운다고 하는데

가장 기쁠 때도 울고 싶어지나 봐

 

아마 사랑을 부르는 새들도

짝을 찾은 매미도

그래서 우는 것인가 봐

 

이 가을 사랑을 찾아

눈물나도록 행복해지고 싶어서

해가 기울도록

밤이 새도록 우는 걸거야

 

눈물은 울음의 열매

그 열매를 사랑으로 싹틔우기 위해

기쁠 때도 울고 슬플 때도 우는 것일거야

 

 

 

 


  

Piensa En Mi / chavela varg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