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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나도수정초 / 비 오고 바람 불면

by 緣海 2011. 5. 27.

[나도수정초] - 숲속의 요정, 요정의 사랑, 슬픈 기다림

 

 

 

 

 

 

 

 

 

 

 

 

[나도수정초]

 

요즈음 물기가 많고 어두운 숲속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꽃, 노루발과의 다년생 부생식물인 나도수정초이다.

나도수정초는 양분을 만들어내는 엽록소가 없어 하얀색이며, 썩은 나뭇잎에서 양분을 얻는 부생식물이다.

나도수정초와 비슷한 식물로는 수정난풀과 구상난풀이 있다. 이들을 구별하는 방법은,

수정난풀은 8-9월에, 나도수정초와 구상난풀은 5-6월에 꽃을 피운다는 거 외에도

꽃의 색깔로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구상난풀은 약간 누르스름한 빛깔이다.

 

나도수정초를 보러 멀리까지 다녀왔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개체수도 많이 줄었고,

비온 끝이라 그런지 꽃의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 실망스러운 날이었다.

 

 

 

 

 

 

[약난초] - 귀한 인연

 

 

[약난초]

 

나도수정초가 피어있는 그 골짜기에는 의례이 약난초도 여기저기 피어나고 있다.

오전에 비가 많이 온 관계로 엉뚱하게도 인근 '나비랑 황토 들꽃세상'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후에야 간신히 구름 사이로 간간이 얼굴을 보이는 햇살에 의지하여 몇송이 담았다.

왜 약난초인가 했더니, 뿌리에 항생물질이 존재하여 약재로 널리 사용한다고 한다.

꽃이나 뿌리가 감자난초가 비슷한 약난초는 약초로 재배하기도 한다.

약난초의 꽃말이 보이지 않아 '귀한 인연'으로 정해 보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진대,

사람들에게 약재가 되는 약난초는 얼마나 귀한 인연일 것인가.

 

 

 

 

비 오고 바람 불면

 

- 연해 -

 

 

비 오는 하늘가에

수많은 시어가 쏟아지고

바람 부는 나무 밑엔

수없는 발길이 출렁거리네

 

비는 우산으로 긋지만

몸을 적시는 시심은

무엇으로 긋나

바람은 등질 수나 있지만

움직이는 마음은

어떻게 돌려놓을까

 

비가 오면

운문으로 출렁거리는 마음

어느 하늘까지 날릴까

바람 불면

산문으로 흔들리는 방황

가 닿을 곳 없겠네

 

나를 적시는 건

봄비가 아니라 시심

나를 흔드는 건

바람이 아니라 마음

시심에 가슴까지 젖는 마음

 

 

 

 

 

 

Old Romance / Georgy Vasilyevich Svirid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