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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나도바람꽃, 숙은처녀치마, 노랑턱멧새알 / 저 산은 구름 보내고

by 緣海 2011. 5. 21.

[나도바람꽃] - 비밀의 사랑

  

 

 

 

 

 

 

 

 

 

 

[나도바람꽃]

 

바람꽃 종류중 비교적 늦게 피는 나도바람꽃을 만났다.

이르면 3월 초순부터 피어나는 너도바람꽃과의 세월 차이는 상당한 셈이다.

너도바람꽃은 누군가가 바람꽃에게 너도 바람꽃이라고 얘기해주는데 반해

나도바람꽃은 바람꽃 자신이 나도 바람꽃이라고 주장하는 꽃이다.

그런만큼 나도바람꽃은 자기주장이 강한 꽃이라 여겨진다.

 

너도바람꽃이나 나도바람꽃이나 꽃말은 동일하다.

둘이 합쳐 우리바람꽃으로 불러주기에는 꽃피는 시기도 너무 떨어져 있고,

꽃의 크기 차이도 큰 편이다. 나도바람꽃은 아주 작은 꽃이다.

노란 수술끝이 아름다운 꽃, 나도바람꽃이라고? 그래, 너도 바람꽃이다.

 

 

 

 

 

 

[숙은처녀치마] - 절제

 

 

 

 

[숙은처녀치마]

 

5월 상순경에 1600고지의 중봉 인근을 살펴보면,

풀숲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보라색으로 피어있는 꽃을 볼 수 있다.

이름하여 숙은처녀치마, 아니 왠 처녀들이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와서 자리잡았을까.

관목들만 듬성듬성 자리잡았을 뿐, 풀만 무성한 초원지대인데,

잎은 잘 보이지 않고 고개만 빼꼼이 내밀고 누가 오나 살펴보고 있다.

계곡에 사는 처녀치마는 치마가 풍성하고 롱치마인데 비해 미니스커트이고,

꽃의 크기도  훨씬 작은 편인데 다만 고개만 길쭉하게 빼고 있다.

숙은처녀치마는 꽃이 땅으로 숙여 피어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숙은처녀치마는 처녀치마와 비슷하지만,

꽃이 사방으로 향해 피지 않고 땅을 바라보며,

처녀치마에 비하여 꽃대가 길고,

처녀치마의 잎의 끝은 물결모양의 결각이 있고 작은 톱니가 있으나

숙은처녀치마는 고르고 끝이 밋밋한 점에서 구별된다고 한다.

 

 

 

 

 

 

 

 

 

[산새알]

 

 

 

 

처녀치마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는 곳 바로 옆에서는 산새 한마리가 알을 품고 있었다.

노랑턱멧새의 알로 짐작되는 이 둥지의 주인은 어디로 출타중이었을까.

교묘하게 숨겨진 입구 안쪽에는 검은 반점들이 군데군데 박혀있는 귀여운 다섯 알들이 누워있다.

둥지 있는 곳이 등산로 바로 옆이라서 무사히 부화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되었다.

어서 무사히 아기새로 부화하여 당당히 하늘을 나는 모습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5월의 산그늘이 얼마나 또 아름다우리.

 

 

 

 

 

저 산은 구름 보내고

 

- 연해 -

 

 

저 산은 구름 보내고

돌아서서 눈물 짓습니다

나는 그 산을 보내고

돌아서서 한숨 짓습니다

 

산이 우뚝 서 있는 동안

젖은 이슬 돋았다 스러지고

꽃들이 피었다가 시들고

사람들 발길 찾아왔다 돌아갔지요

 

백두대간을 달리며 성장통 앓던 산

잠시 멈추어 이마의 땀을 닦고

다시 가야 할 곳

멀리 남쪽을 바라봅니다

 

나는 밤낮없이 저 산을 보내고

그 산은 밤낮으로 구름만 보냅니다

 

 

 

 

 

 

             Bijan Mortazavi - Bog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