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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장찬저수지 / 조정지댐

by 緣海 2010. 11. 23.

[장찬저수지]

 

 

[장찬저수지의 물안개]

 

 

 

조정지댐

 

-- 연해 --

 

삶의 강물이 비탈을 흘러 내려오다 멈추어

인연의 넓이를 수렴하는 지점

시간은 존재의 댐에 멈추어 있고

공간은 생각의 댐에 멈추어 있는 곳

 그 댐의 하류 몇발자국 뒤에 조정지댐이 있다

 

높으면 높은대로 낮으면 낮은대로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내 삶의 낙차를 제어하는 그대처럼

내 안의 저만치 뒤에도 조정지댐이 있다

 

수위가 높아지면 수문을 열고

수위가 낮아지면 수문을 닫아

그대 향한 에너지의 발전량을 조절하는

물안개 자욱한 조정지댐이 거기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아, 바다로 가기전에

황혼이 빛나는 들판 길을 따라

어느곳을 흐르거나 소리없이 뒤따라 오는

내 생의 조정지댐같은 그대여, 이제는

바다 이후를 묻지말자, 조정지댐 그대여

 

 

 

 

 

 

 

[장찬리]

 

 

 

 

[충북 옥천군 이원면 장찬리]

 

 

 

 

퇴근길에 잠깐 시간을 내어 장찬저수지에 들렀습니다.

그곳은 자욱한 물안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생각들은 공간의 댐에 막히어 더 이상 흐를 수 없었고,

고요한 그곳 시간은 생각의 댐에 막히어 더 이상 흐를 수 없었습니다.

흐르는 물을 막아 더 이상 흐를 수 없게 만든건 장찬저수지의 댐만은 아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삶의 일정부분 흐름은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막히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막힌 흐름들이 일정한 낙차를 유지할 수 있는건 조정지댐이 있어서입니다.

우리네 삶의 조정지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어두운 이 세상에 빛의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사랑만이 유일하다는

그 생각 하나만을 남겨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물안개는 걷혀있었습니다.

 

 

 

 

 

[장찬저수지의 미류나무]

 

 

 

[미류나무와 장찬저수지의 풍경]

 

 

 

 

[장찬저수지 반영]

 

 

[장찬저수지의 거울같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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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ndonderry 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