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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호수의 그림 두편, 송호리 / 花休期에 들다

by 緣海 2010. 11. 22.

[대청호 호수의 그림두편]

 

 



<  빠삐용 - Free as the Wind >

 

 

 

 

 

 

 

 

 

 

 

[호수의 그림 두편]

 

 

花休期에 들다

 

-- 연해 --

 

토라진 애인처럼

하얗게 눈흘기며 성에가 내리면

그래 꽃들도 쉬어야지

첫서리에 단맛 드는 홍시처럼

안으로 익어 내년에는

더 예쁜 꽃 피워야지

 

돌아선 친구처럼

매웁게 멀어지는 찬바람 불면

그래 꽃들도 쉬어야지

첫눈맞고 말라가는 황태처럼

안으로 맛이 들어 내년에는

더 고운 꽃 피워야지

 

우리에겐 화휴기가 필요하지

더 예쁜 사랑과

더 믿음직한 우정과

달콤한 수면같은

꽃의 잠을 위해 입을 닫고

묵묵히 침묵에 들어야지

 

 

 

 

 

[조정지댐]

 

 

 

[조정지댐]

 

 

호수의 그림 두편

 

-- 연해 --

 

목마른 영혼들이 찾아와

한나절 스스로와 만나는 곳

지나가던 바람이 물결을 만들면

가라앉은 수면 밑에도 파문이 일고

거기 동심원으로 무늬지는

까마득히 묻혀 있던 바닥

 

어제 그제 잊고 있던

내 안의 내가 물안개 헤치고

자맥질하여 어둠까지 내려가면

비로소 만나지는 또 다른 나

그곳에도 흐름이 있고

그곳의 나도 물결에 흔들리네

 

산다는게 본래 쓸쓸한 것이야

쓸쓸한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소스라치게 아름다운 것이야

 

지나가던 물고기 힐끗 들여다 보고

물이끼 핥고간 우렁이 길을 내면

두 손에 쥐고 수면에 올라와

참았던 숨 몰아쉬며 펴보는 나의 모습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그곳

호수의 그림 두편에서

 

 

 

 

 

 

 

[송호리]

 

 

 

 

 

 

 

 

 

 

 

[송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