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arz - 괜찮아요 난 >
[ 낙화 ]
- 緣海 -
우울히 견뎌온 날 끝에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고
웃음이 항시 머물던
입가엔 어느사이
씰룩이는 글썽임만이
버릇처럼 자리잡았네
한 참이나 해가 남은
봄날이 중천에서 빛나고
석양은 아직 만나지도 못했는데
닥쳐온 운명을 이해 못해
왜 가야 하는가
왜 가야 하는가
막 붉어지는 햇살을 받으며
아직은 세상을 더 보고 싶은데
이 손을 잡아줘
이 손을 꼭 잡아줘
하지만 한낱
너무나 바쁜 이 세상에
나는 주인이 아니었음을
가야만 하는 손님이었음을
입술을 깨물며 느끼려 하네
너무나 무서운 이 마음
괜찮다 괜찮다 스스로 다독이며
너무나 짧았던 봄날
먼 길 홀로 가려 하네
흐려진 눈으로도 늘
보고 싶었던 그대여
이제 마주잡은 그 손
놓아도 좋아
아니 이젠 놓아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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