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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교육과정을 마치다

by 緣海 2007. 5. 23.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할 연수원 3주 교육이 어느덧 다 끝나간다.

다 끝나간다 생각하니 지난 3주간이 지루함보다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이곳 공릉동, 서울여자대학교와 이웃하며, 늘어진 불암산 자락 한 쪽에 자리잡은 곳,

멀리 키 높은 나무들 사이로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가 삼각산을 이루고,

허리 잘록한 깔딱고개 너머로 영봉이 아스라이 손에 잡힐 듯 한 곳,

온갖 꽃들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다투어 피어나며,

울창한 플라타너스 나무 숲속에 여기 저기 자리잡은 부속 건물들,

정성을 다하여 꾸며놓은 여러가지 교육 시설들,

지루한 학습과정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배려들과 세심한 손길들이 있는 이곳 연수원

 

교육과정을 함께 했던 17명의 학우들이 있어 더욱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

교실에서, 식당에서, 생활관에서, 때로는 휴게실, PC방 등에서...

24시간을 함께하며 동고동락한 학우들이며 친구들이었다.

때로는 원내를 벗어나 속초 세꼬시집이나 목로주점 등지에서 우정을 나누었고,

휴일이면 원외의 식당에서 그리고 등산길에서 함께 했었다.

연수원내 연못속의 잉어떼들처럼 언제 어디서나 함께 몰려 다니던 우리들

근무하는 곳은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전국 각지였고,

교육이 만료되면 또 다시 근무지를 찾아 뿔뿔이 흩어져야 하지만

이곳에서 함께 했던 우정들은 결코 잊지 못하리라.

 

온갖 정성과 친절을 다하여 반을 이끌어 주셨던 담임교수님,

반장님과 여러 강사님들께 감사드리며 고마운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송홧가루 폴폴 날리는 지난 날에 이곳을 찾아와

아카시아꽃 내음 향그러운 계절에 이곳을 떠나게 되었다.

계절의 여왕 5월은 푸른 안개처럼 싱그러운 17명을 품에 안아주었다.

언제 어디에 가든 함박꽃 무리지어 피어나고 연산홍 눈부시던 이곳을 잊지는 못하리

병꽃나무에 병꽃이 다발로 맺혀지던 터빈앞 창조관을 못잊어 하리

 

직장, 그 숭엄하고 지고한 이름 앞에서 뉘라서 숙연치 못할까.

사람으로 되어나 일 할 곳이 있다는 것은 만족에 앞서 행복이다.

누구든 직장을 통하여 자신의 성취도 이루고, 자아의 실현도 도모하며

나아가 가족의 부양은 물론, 폭넓은 인간관계도 이룩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산 속과 바닷가에서 논밭과 공장으로,

그리고 요즘에는 대도시의 빌딩 속으로 직장을 부단히 옮겨왔다.

역사가 진행되면서 삶이 변화하고 그에 따라 일하는 곳도 바뀌어 온 것이다.

그래서 누구든 자신의 직장을 함부로 말하지는 말 일이다.

 

이곳은 나의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 될 공산이 커졌다.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을 헤아리기가 더 쉬워졌듯

직장에서 보낸 날들을 헤아리기 보다는 남은 날들을 헤아리는게

훨씬 더 쉬워진 요즘이기에 부쩍 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돌이켜 보면 나의 직장생활도 무척이나 다사다난하였다.

꿈많던 청운의 신입사원 시절, 기존 여직원들의 눈길을 한 눈에 받아보기도 했고,

아직 익지 않은 업무들과 씨름하며 앞날에의 무한한 웅비를 꿈꾸기도 했다.

비교적 컴퓨터와 디지털의 세례를 맨처음 앞서 받았던 세대이기에

자동화와 전산화 쪽에 앞날을 묻어보려 그쪽에 투신해 보기도 했었다.

물론 요즘의 신세대 신입사원들이 들으면 석기시대적 얘기로 들리겠지만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에 요즘의 디지털 문명이 이룩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꿈이 좌절되고 여러 차별과 한계의 벽앞에서 쓰라린 마음을

안고 돌아설 수 밖에 없을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마음은 점점 회사를 떠나게 되었고,

남의 눈에 안띄는 한적한 근무지에서 업무는 적당히,

그리고 눈은 자꾸 밖으로만 돌리려 한 적도 많았다.

등산, 수영, 난초재배, 독서, 글짓기, 자동차동호회, 사진 등 수많은 취미들은

한 때 얼마만큼이나 마음이 직장으로부터 멀어졌었나 말해 준다.

물론 더 나쁜 쪽으로 나아가지 않은 것만은 무척 다행한 일이다.

 

올 3월 외지로 첫 발령을 받고나서, 다시 이번 교육과정에 들어옴으로써

다시금 직장에의 애정이 전과 다르게 각별해짐을 느끼는 것은

지나버린 삶이 어떠했던, 사람이 늙으면 갖게 되는 삶에 대한 애착과는 조금은 다르다.

그동안 건강도 잃고 술 담배도 전혀 못하던 상태에서 조금은 벗어났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선 누이처럼 회삿일에 열심할 각오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올해는 제2의 입사년도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음은 향하였으나 다가가지 못했고, 열정은 있었으나 발길이 미치지 못했노라는

아쉬움과 섭섭함의 감정 없이 과정을 마저할 수 있길 바란다.

 

17명의 제3기 동기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항상 앞날에 청운의 희망만이 언제까지나 함께 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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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에 드는 음악을 선곡해서 들으세요

LesAngels[푸른안개] - NathalieManser

푸른안개-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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