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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659

도문역의 새벽종소리 2007. 12. 11.
연못 2007. 12. 11.
마지막 잎새가 남긴 말 마지막 잎새가 남긴 말 그 집 담벼락에는 이웃집 화가 아저씨가 그려준 내 남은 마지막 마음만이 있을 뿐 내 몸은 이미 바람에 날리어 그곳을 떠난지 오래 되었지 나를 쳐다보는 간절한 눈길과 나를 향한 무수한 기원 거리에 찬 바람 불어오고 무서리 하얗게 내려도 그곳을 꼭 지키며 용기 되어 남고 .. 2007. 12. 8.
명시속의 명소를 찾아서 / 주용일의 단속사지 물앵두나무 단속사지* 물앵두나무 詩 주용일 사진 緣海 해 바뀌어 가장 이르게 익는다는 열매 물앵두를 속세와 끊어진 절터 단속사지에서 만났다 상전벽해, 단속사 터는 지금 마을이 들어서고 그곳에 늙은 부처와 보살들이 굽은 등 껴안고 산다 세상 떠돌다 한 쪽 귀퉁이 허물어져 찾아온, 이곳에서 처음 만나는 물앵두 나무가 위로라도 하려는 듯 눈인사 건넨다 붉은 눈인사 받아먹고 피가 도는 나는 어쩌면 천년 전쯤 이 절의 사미였는지도 모른다 사랑에 눈이 멀어 탑돌이 여인과 도망쳤다 이제야 돌아온 파계의 사미인지 모른다 뒤늦은 뉘우침처럼 단속사지에 와서 나는 무릎을 꿇는다 밤 깊어 돌아가라 등 두들기는 노파에게 떠밀려 또 옛 파계의 사미처럼 그곳을 빠져나올 때 내 손에 물앵두 그 붉은 것이 쥐여있다 사랑으로 나를 유혹한 여인에게.. 2007. 12. 2.
녹슨 굴뚝을 바라보며 녹슨 굴뚝을 바라보며 글/사진 緣海 한 때는 자존심이었다 하늘 높이 치솟은 힘이었다 넘치는 열기를 감당치 못해 부글 부글 끓던 불길은 고로 안을 맴돌다 벽돌을 구워내고도 견디다 견디다 못해 우뚝 일어선 굴뚝으로 뭉클 뭉클 게워내듯 연기를 피워 올렸었다 그날에는 팔뚝에 잔뜩 힘줄 돋은 남정.. 2007. 11. 28.
마음이 쉬어야 몸도 따라 쉴 것 아닌가... 학생은 늘상 졸고 있으나, 강사는 결코 졸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마음이 몸의 주인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사춘기 이전엔 마음이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 몸의 본능이 시키는대로 마음은 순응하였다 수시로 항거하던 마음은 사랑을 알면서부터 완전한 주인이 되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따라 몸살.. 2007. 11. 26.
새벽, 강 가에서 새벽 강가에서 ▣ ▣ 글/사진 緣海 음악 푸른안개-OST (신우의테마) (Dorogi - Djelem) ▣ ▣ 數多한 생각들과 넘쳐나는 상념들이 밤 새도록 저들끼리 싸우고 다투고, 화해하고 대화하다 결론도 없이 새벽 강가에 서면 나지막이 울부짖는 강물, 그 곁에서 간절한 몸짓으로 하늘에 하소연하는 갈대 움직이는 .. 2007. 11. 26.
엽록소를 버려야만 단풍을 얻을 수 있잖아... 엽록소를 버려야만 단풍을 얻을 수 있잖아.... - 황호신 - 내 머리속에 생각이 꽉 차 있을 때, 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 가슴이 고동으로 물결칠 때, 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이미 높은 이여, 이미 많은 이여, 이제 곧 일어서서 가야 할 때가 오거늘 엽록소를 버리지 않고 어찌 단풍이 될 수 있.. 2007. 11. 22.
괜찮아요,,,,, 난 괜찮아요,,,, 난 / 야즈 난 아무래도 좋아요 날 사랑하니까 편하게 말해요 다 들어 줄게요 힘들게 버텨왔던 그 많은 내 사랑 떠난다 말해요 괜찮아요 늘 얘기 했잖아 그대가 힘들어지면 그냥 나를 버려 달라고 괜찮아요 난 절대 울지 않아요 난 오늘까지라도 행복해 그대는 나를 또 나는 그대를 이 순간.. 2007. 11. 20.
섬 ▣ ▣ 글/사진 緣海 음악 C21 - Stuck In My Heart ▣ ▣ 나는 당신을 빙자하여 사랑에 머물기 원했고 나는 사랑을 빙의하여 그리움 섬처럼 남겨 놓았다 상처 입고 내 곁에 머물던 새 날개 아물고 날아가버릴 지라도 나의 서식지는 당신의 마음 속이요 나의 DNA는 아직도 사랑이 결핍하다고 어두워지면 별처.. 2007. 11. 15.
안국사지 소경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사랑이 열리는 나무 ] - 연해 / 황호신 - 줄기가 줄기를 치고 가지에서 가지가 갈라지듯 말에서 말이 나오고 허물은 허물에서만 비롯된다 존중의 물을 주고 배려의 햇볕을 쬐어 격려의 그늘을 드리울 나무를 심자 이해의 새가 둥지 틀어 믿음의 알을 낳고 忍苦의 가지마다 사랑의 열매를 맺지 않겠는가 이동원 - 사랑 2007. 11. 4.
알 것 같아요....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때로는 잘못 든 길이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 단풍을 보려고 팔봉산엘 올라갔었습니다. 곱게 물든 산허리며, 멀리 보이는 바다까지 경치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홀린듯 한나절을 바위만 보다 왔습니다. 산새가 이상하다는듯 지저귀어도 계곡물이 왜그러냐는듯 말을 붙여와도 그저 귀찮을 뿐이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어요. 다만 집에 와서 사진을 보니 그럴만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위 위에 그림자로 그려진 그림들 산중 전시회에서 시간을 잃고 길을 잘못 들었던 것입니다. Drawn by God - 황호신 - 나의 그림은 바위가 캔버스 붓은 그림자 햇님 얼굴 팔레트에 빛살 섞어 슥 문지르면 번져나는 수묵화 난을 치면 절로 피는 꽃 모델이 움직이면 그림도 움직이고 지나.. 2007.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