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안에서/Poem & Flower

금강초롱 / 꽃과 8월 1, 2

by 緣海 2024. 8. 16.

 



<  Praha - Past Love >

 

 

 

 

 

 

 

[  꽃과 8월  ]

 

- 연해 / 황호신 -

 

 

1.

너의 얼굴에 붉은 열꽃이 피었다

날마다 고개를 빼어

하늘을 바라 보더니만

 

비로소 네 안에까지 스며든 뜨거움

차마 손 델까 만지지 못 할

단 얼굴

 

흘러가는 바람

소나기 실은 구름도

 

이젠 높아서 막지 못 할

네 마음의 신열

 

 

2008. 08. 06. 꽃과 8월 / 연해

 

 

 

2.
8월에는 꽃들이 산으로 갔다

8월의 산은 절해고도 외딴 섬
혼자 된 남자들이 
두 발로 노를 저어 찾아와서
바위마다 정박하고 먼 하늘을 본다

치달은 기온이 
수은주 끝에서 내려오지 못할 때
수평선 끝에서부터
몰려오는 구름처럼 다가오는 옛 일들
소나기라도 쏟으려나

8월은 꼭대기 높은 산
갈라파고스 섬처럼
더위를 피해 꽃들이 모여 들고
난파선같은 남자들이 온다

옆에서는
위로하듯 꽃들이 손을 흔들고

 

 

2024. 08. 16. 꽃과 8월 / 연해

 

 

 

[ 2024년 8월의 금강초롱 ]

 

 

 

[ 2016년 8월의 금강초롱 ]

 

 

8년 전에 대청봉에서 금강초롱 무더기를 본 이후,

해마다 그곳을 찾았지만 그 무더기는 다시 찾을 길 없었습니다.

등산로 돌무더기 사이에 피어 있어서

사람들 발길에 녹아버렸으려니 생각했었지요.

 

올해 다시 무더기 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8년 전 헤어졌던 친구를 만나러 가는 심정으로

다시 그곳을 찾았습니다.

날씨는 좋았고, 꽃 상태도 괜찮았습니다.

반가운 재회,

앞으로도 계속 그 자리에 피어주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