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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스윙바이 / 호자덩굴

by 緣海 2024. 6. 18.



<  Brenda Russell - Le Restaurant >

 

 

 

 

 

 

 

 

 

[  스윙바이  ]

 

- 연해 / 황호신 -



한 남자가 한 여자의 근일점을 통과한 후 질량 일부분을 소실하였다
목적했던 그녀는 일상을 공전하다 멀어져 버리고
관심의 무게를 덜어버린 그는 가속도라는 부작용을 얻어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맹목적으로 태양에 접근한 살별의 선택지점은 둘 중 하나
태양에 뛰어들거나
중력을 잃고 다가서기 전보다 더 빨리 달아나거나다
하루가 생겨났고 한 번 시작된 하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 왔다

혜성처럼 나타난 남자가 아득히 먼 오르트에서부터 키워왔던 꿈은 태양에게로의 투신
꿈은 눈감고 있을 때 까지만 꿈이었다
눈을 뜬 순간 오래 된 시간들이 휙휙 지나가 먼 미래가 코앞에 있었다
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치른 댓가였다

끌어당기는 모든 것들에는 꼬리가 있다
꼬리는 살랑거리는 버릇이 있다
스윙바이 이후 허공을 가로질렀던 꼬리는 사라지고 
별들 사이로 유성우 그 흔적마저 쓸어 냈다
밤하늘에 보이지 않는 빗자루가 있었다

산책길 강변에는 강아지풀만 장마 전  길어진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2024. 06. 18. 스윙바이 / 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