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ld Sea Brigade - Hope >
[ 색맹, 색이 무너질 때 ]
- 연해 / 황호신 -
파도가 다 지나간 바다는 고요하고 쓸쓸했습니다
어제까지는 피는 줄도 몰랐던
꽃의 낙법 앞에서 좌절할 때
벼랑 끝에 선 남자의 센 머리
까칠한 수염 끝에서 해저를 읽지요
이곳까지 가라 앉는 동안
몸의 마디에 읽혀지는 수압의 납득과정
난 그 의미를 알지도 못하죠
끝을 잃어버린 흑백의 세계에서
짚고 일어설 바닥을 헤아려 봅니다
색이 무너지던 날
화선지처럼 피어난 꽃
나는 꽃잎의 화소를 버리고 동굴벽화가 됩니다
2024. 06. 09. 색맹, 색이 무너질 때 / 연해
'詩 안에서 > Poem & Flow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윙바이 / 호자덩굴 (0) | 2024.06.18 |
---|---|
사랑한다면 꽃처럼 / 비너스도라지 (0) | 2024.06.14 |
채우면서 비우기 / 비비추난초 (0) | 2024.06.07 |
와풀표 쇼핑 하우 / 참기생꽃 (1) | 2024.06.02 |
동네꽃 / 은방울꽃 (0) | 2024.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