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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꽃 있던 자리 눈 덮이니

by 緣海 2024. 1. 30.

 

 



<  Like Wind - S.E.N.S. >

 

 

 

 

 

[  꽃 있던 자리 눈 덮이니  ]

 

- 연해 / 황호신 -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이 있다면
어느 것 먼저 듣겠어?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라지만
상처난 사과부터 먹는 식습관처럼
좋은 소식일 수록 나중에 들을 것 같다
결국 다 썩은 사과만 먹을 지라도

꽃 핀 산과 눈 덮인 산 있다면
어느 것부터 보겠어?
나라면 꽃산보다 눈산부터 보고 싶다
꽃의 기억에 눈 쌓이면 왠지 슬플 것 같아

자연의 순환과 삶의 덧없음
살아있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다는
부질없는 생멸의 공식
갔다가 오는 게 아닌, 왔다가 가는

 산 자들의 절대적 숙명

꽃 진 자리 쌓인 눈 앞에서
나는 더운 숨만 내쉬고 있었지

 

이제 곧
눈 덮인 자리에 꽃 피어 나겠기에

 

 

2024. 01. 30. 꽃 있던 자리 눈 덮이니 / 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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