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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구슬이끼 / 우리가 보낸 봄날들

by 緣海 2022. 9. 23.

 

 

 

 

[ 우리가 보낸 봄날들 ]

- 연해 -


봄마다
산마다
피어난 꽃들 앞에 우리가 있었고
푸르던 구슬이끼 꼭지 검붉게 익도록
그 봄 지새우고
그 산을 넘고
그 꽃 보냈었지

피어나고 흐트러져 날아간 꽃잎들 만큼이나
우리의 봄날들
펼쳐져 그것이 바다라면
그 바다엔 시의 파도가 몰아치리
일으켜 그것이 숲이라면
그 숲은 만권의 시집이 되리

열정이라 이름 붙이어
보낸 세월들
흩어진 이야기들
이제 검붉은 구슬이끼 꼭지 쪼그라 들도록
우리 잠시 잊고 있었네
바람결에 날린 꽃잎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우리가 보낸 봄날들마다
산마다 
꽃잎들마다
한때 세상을 곱게 물들였음을

 

 

 



<  If You Go Away - Helen Merrill & Patricia Kaas & Dusty Springfiel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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