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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꽃시계

by 緣海 2022. 9. 20.

 

 

 

 

 

[ 꽃시계 ]

 

- 연해 -



꽃속에 시계있다
꽃안에 초침이 있다

나팔꽃 나팔불어 아침을 깨우면
게으른 노루귀 하품하며 입을 열고
꿩의바람꽃 유혹에 못이긴
얼레지 머리 말아 벌손님 받아들인다
밤샌 복수초는 누렇게 얼굴이 뜨고...

짧은 봄 하루가 저물어가면
늦게 찾아온 꽃등에한테 만주바람꽃
셔터를 내리며 민망하게 외친다
오늘 영업 끝났슈~~

물흐르듯 흐르는 물시계보다
햇님 따라 도는 해시계보다
시계꽃에 얼굴 새긴 꽃시계가
덧없는 봄날마냥 더 빠르다

꽃시계 손목에 차고
꽃길 걷는 내 인생이 문득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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