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힐링의 야생화

by 緣海 2013. 6. 30.

[호자덩굴] - 빗방울 편지

 

 

 

 

 

 

 

 

 

 

 

 

 

 

 

 

 

 

 

 

 

 

 

 

 

 

 

 

 

 

 

 

 

 

 

 

 

[비비추난] - 은밀한 만남

 

 

 

 

 

 

 

 

 

 

 

 

 

 

 

 

[하늘산제비란] - 비운의 사랑

 

 

 

 

 

 

 

 

 

 

 

 

 

 

 

 

 

 

 

 

 

 

 

 

 

 

 

 

 

 

 

[반하] - 일편단심

 

 

 

 

 

 

 

[으아리] - 마음이 아름답다

 

 

 

 

 

 

 

 

 

 

 

 

 

[제비란] - 슬픈 재회

 

 

 

 

 

 

 

 

 

 

 

 

 

 

 

 

[섬백리향] - 용기

 

 

 

 

 

 

 

 

 

 

 

 

 

 

 

 

 

 

 

 

[인생 제3막 1장]

 

인생은 3막의 단편극이다. 본방만 있을 뿐, 재상영은 절대로 없다. 리허설도 없고 복기도 허락되지 않는다.

우리는 고고의 첫 울음과 더불어 알게 모르게 무대로 내던져져 제1막을 시작하게 된다.

연출자 부모님 품을 벗어날 때까지의 그 무대가 좋았거나 혹은 나빴거나간에 내 탓은 아니다.

그건 단지 운대가 좀 맞았거나 맞지 안았을 뿐, 사실 그런 줄도 모르고 1막을 마치게 된다.

어렴풋이 1막의 무대에 대해 알게 되는 시점은 그 무대가 내려지기 불과 얼마 전이다.

그리고 그 1막에 대해 어떻게 스스로 평가를 내리느냐에 따라 그 후는 달라지게 된다.

어떤 이는 막연한 어떤 이상을 찾아 출가를 하거나 방황을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공부에 매진하여 제2막을 준비하거나, 자신만의 특기를 살리는 일에 투지를 불태우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어떤 이는 1막에 실망한 나머지 방탕의 길로 자신을 내 몰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 제1막을 마쳤든 2막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주어진 인생의 가장 황금기인 2막에서는 소위 인생역전이 일어나기도 하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사람이 두각을 나타내거나, 전도 유망했던 사람이 추락해버리는 일도 있으니

인생 참 새옹지마요 알 수 없는 일이라는 말을 자주 인용하게 되는 것이다.

제2막의 출발점에서 설레었던 그 마음들을 기억하는가.

어찌되었든 정글같은 세상사에 길을 잃기도 하고, 바다같은 인연의 파도에 떠밀리기도 하며

2막의 1장에서부터 36장까지 살다보면 희로애락의 섬과 오아시스를 무수히 거치게 되는 것이다.

 

2막 36장중 30장 정도를 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생 제3막을 생각해 본다.

이미 허리 꺾이운지 옛날이고, 내리막길로 접어든 지 한참이건만,

마음만은 청춘이라 되뇌이는 한편으로 밀려오는 쓰나미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미 임금피크제로 봉급삭감은 시작되었고, 셋이나 되는 아들들 앞날은 하나도 결정된 게 없다.

노후준비는 고사하고 아이들 졸업시켜 무사히 독립시키기도 벅차고 기약없는 지금의 현 상황이다.

인생 2막이 이런 식으로 끝나가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아니던가.

더구나 대인 우월감 기인 가학증과 세상사 전제적 독재 증후군(나의 진단)으로 인하여

지금도 평소 알던 다른 사람들과 격리되어 요양원에 계신 8십 중반의 어머님은 또 어떻고...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 될 확률이 높아진 현 직장에 첫 발을 들여놓을 때만해도

내 인생이 이런 식으로 결말지어 지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1막의 첫 울음과 2막의 첫 설레임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나의 제3막 1장의 첫 시작은 씩 웃음으로 하고 싶다. 모든 것을 거치고 다 이해한 자의 그것처럼...

아직 도래하지 아니한 결말을 두고 걱정을 미리 앞당겨 할 필요가 어디 있단 말인가.

아직 나에게는 몇년간의 준비할 수 있는 세월이 있으며,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이 모두 건재해 있다.

아직 다 건너지 못한 청춘의 푸른 강물이 있으며, 아직도 가슴 깊이 꺼지지 않는 불덩어리가 남아 있다.

2막 내내 발걸음을 얽어매었던 직장을 떠나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내가 연출자가 되고, 내가 배우가 되어 세상을 향해 연기를 펼칠 차례가 된 것이다.

또한 정해진 1막이나 2막과는 달리 3막은 몇장까지 이어질 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나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되어 찾아올 제3막, 그 3막의 1장,

그 3막의 1장 첫머리에서 미소를 날리고 싶다. 염화시중이 지었다던 그 여유로움을 따라...

 

 

 

 

 

 

You raise me up / westlife

 


You Raise Me Up

 

'詩 밖에서 > 들꽃과 散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중의 꽃들(병아리난초)  (0) 2013.07.06
복중의 꽃들 (닭의난초)  (0) 2013.07.05
덕유산 꽃쥐손이  (0) 2013.06.27
꽃 곁의 친구들  (0) 2013.06.22
노루발풀, 매화노루발  (0) 2013.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