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안에서/Poem & Flower

추억의 들꽃을 찾아서 / 낙엽의 꿈

by 緣海 2012. 9. 28.

[애기앉은부채] - 그냥 내버려 두세요.

 

 

 

 

 

 

 

온종일 바위밑에 앉아 명상을 펼치고 있는 애기앉은부채,

어느 동자승의 화신이 앉은 부처되어 피어났을까.

방해받고 싶지 않은  동자승의 꽃말은 "그냥 내버려 두세요...."

 

 

 

 

[더덕] - 성실, 감사

 

 

 

 

 

마지막 남은 꽃 한송이, 땅속에선 뿌리가 많이 굵었을텐데,

색깔 진한 입술로 아직 맺어야 할 사랑이 많이 남았다며,

마지막 한송이까지 곱게 꽃피운 더덕의 꽃말은 "성실, 감사"

 

 

 

 

[큰백령풀] - 순수

 

 

 

 

 

 

 

백령풀이나 털백령풀은 옅은 분홍색으로 여름을 넘겨 가을까지 꽃피우는데,

산 위가 아닌 물가에서 이슥한 가을무렵 꽃을 피운 큰백령풀,

하얀 꽃 탐스럽게 하늘 향해 피어난 큰백령풀의 꽃말은 "순수"

 

 

 

 

[백양꽃] - 초가을의 그리움, 진한 미소

 

 

 

 

 

 

 

 

 

 

 

 

 

 

추억의 들꽃을 찾아서 남도 여행을 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작은 계곡엔 맑은 물이 흐르고,

그 계곡 대나무숲 사이로 파란 잎들 사이에 온통 붉은 색으로 점점이 수를 놓은 꽃,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반가운 정열의 꽃, 백양꽃 꽃말은 "초가을의 그리움, 진한 미소"

 

 

 

 

 

낙엽의 꿈

 

- 연해 -

 

낙엽엔 목적지를 꿈꾸는 지도가 있다

꿈은 축척에 비례하여 커져만 가고

영토는 가을볕에 자꾸만 줄어들지만

경계선마다 힘든 고개를 넘나드는

갈색으로만 짙어지는 길 끝 쪽으로는

쪽빛 바다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낙엽에 그려진 길을 따라 걷는다

봄하늘에 갓 새잎을 펼치던 기억

햇빛과 천둥과 이슬과 가을비의

낱장을 넘기면 길은 길에게 넘겨지고

칸이 넓은 쪽 등고선을 비껴 걸으면

계절은 어느덧 서걱임으로 가득하네

 

낙엽의 소원은 바다에 닿고 싶다는 것

바람에 밀려 뒹굴어 가게 될 지라도

싸리비 끝에서 연기가 되고 싶진 않아

언젠가는 푸른 파도에 몸을 맡기고

바다와 이야기하다 바다가 되고 싶다

평생 주고 받을 이야기가 되고 싶다

 

 

 

 

 

 

 

Through The Wind / Danny W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