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앉은부채] - 그냥 내버려 두세요.
온종일 바위밑에 앉아 명상을 펼치고 있는 애기앉은부채,
어느 동자승의 화신이 앉은 부처되어 피어났을까.
방해받고 싶지 않은 동자승의 꽃말은 "그냥 내버려 두세요...."
[더덕] - 성실, 감사
마지막 남은 꽃 한송이, 땅속에선 뿌리가 많이 굵었을텐데,
색깔 진한 입술로 아직 맺어야 할 사랑이 많이 남았다며,
마지막 한송이까지 곱게 꽃피운 더덕의 꽃말은 "성실, 감사"
[큰백령풀] - 순수
백령풀이나 털백령풀은 옅은 분홍색으로 여름을 넘겨 가을까지 꽃피우는데,
산 위가 아닌 물가에서 이슥한 가을무렵 꽃을 피운 큰백령풀,
하얀 꽃 탐스럽게 하늘 향해 피어난 큰백령풀의 꽃말은 "순수"
[백양꽃] - 초가을의 그리움, 진한 미소
추억의 들꽃을 찾아서 남도 여행을 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작은 계곡엔 맑은 물이 흐르고,
그 계곡 대나무숲 사이로 파란 잎들 사이에 온통 붉은 색으로 점점이 수를 놓은 꽃,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반가운 정열의 꽃, 백양꽃 꽃말은 "초가을의 그리움, 진한 미소"
낙엽의 꿈
- 연해 -
낙엽엔 목적지를 꿈꾸는 지도가 있다
꿈은 축척에 비례하여 커져만 가고
영토는 가을볕에 자꾸만 줄어들지만
경계선마다 힘든 고개를 넘나드는
갈색으로만 짙어지는 길 끝 쪽으로는
쪽빛 바다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낙엽에 그려진 길을 따라 걷는다
봄하늘에 갓 새잎을 펼치던 기억
햇빛과 천둥과 이슬과 가을비의
낱장을 넘기면 길은 길에게 넘겨지고
칸이 넓은 쪽 등고선을 비껴 걸으면
계절은 어느덧 서걱임으로 가득하네
낙엽의 소원은 바다에 닿고 싶다는 것
바람에 밀려 뒹굴어 가게 될 지라도
싸리비 끝에서 연기가 되고 싶진 않아
언젠가는 푸른 파도에 몸을 맡기고
바다와 이야기하다 바다가 되고 싶다
평생 주고 받을 이야기가 되고 싶다
Through The Wind / Danny Wright
'詩 안에서 > Poem & Flow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매산 / 내 가슴에는 산이 산다 (0) | 2012.10.05 |
---|---|
물매화 / 물매화 (0) | 2012.10.02 |
남도 꽃여행 / 구월, 그리움의 강가에서 (0) | 2012.09.20 |
닻꽃 / 꽃은 가을에도 피더이다 (0) | 2012.09.12 |
제비동자꽃 외 / 구월, 그 숱한 그리움의 숲에서 (0) | 2012.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