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동자꽃] - 한, 기다림
지난 봄, 제비가 알렸던 봄소식, 제비동자가 여름소식을 마지막으로 전한다.
소나기의 기억으로도 격정은 부족했던 것일까. 늦장마의 가을 하늘이 어둡다.
[애기앉은부채] - 미초(美草)
지난 봄, 앉은부채가 알렸던 봄소식, 애기앉은부채가 여름소식을 마지막으로 전한다.
볼라벤과 덴빈의 바람으로도 동요는 부족했던 것일까. 늦바람의 가을 들녘이 어수선하다.
[만삼] - 행운을 부른다
검은 구름 가득한 하늘에서 그 뜨겁던 여름의 추억을 펼쳐 읽는다.
황금색으로 출렁거리는 들판에서 그 거세던 여름의 소리를 꺼내 듣는다.
[큰제비고깔] - 청명, 자유
여름은 갔지만, 그 치열했던 열정의 회오리까지 모두 보내버린건 아니다.
가을이 오면, 져야 될 꽃들은 지지만, 피게 될 꽃들은 또 피게 되리.
[진퍼리잔대] - 감상, 은혜
이 계절, 새로이 꽃을 읽는다. 문장은 한층 더 짧아지고, 호흡은 한층 더 길어지리.
너를 읽는 문법은 낱말은 좁게, 여백은 넓게~~~
[솔체]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모든 것을 잃었다
뜨겁고, 정신없고, 힘들었던 여름날의 사랑법은 모두 잊으리.
차분하고, 냉정하고, 여유있는 창법으로 나의 사랑을 노래하리니...
[절굿대] - 경계
다시 새롭게 눈을 떠 나를 바라봐, 이 가을엔 가을에 맞는 독법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구월, 그 숱한 그리움의 숲에서
- 연해 -
저 하늘에 아직도 먹구름이 이는 것은
지난 장마에도 다 쏟아내지 못한
서러움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저 하늘에 아직도 바람이 부는 것은
지난 태풍에도 다 호소하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다 사랑하고도 여전히 간절함 남아
그대 향해 날마다 두손 모으는 건
구월이 되고도 아직 보내지 못한
지난 여름의 빛나던 잎새같은 추억
내 속에 감추어둔 숱한 그리움의 숲이
아직은 그 푸르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대여 구월, 그 진한 그리움의 강가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저녁을 보냅니다
가을강의 잔잔함이 반영을 품지 못하는 것은
지난 여름 하얀 구름과 푸른 바람으로도
바래어지지 못한 눈물과 한숨
여전히 내 마음속에 남아 요동치기 때문입니다
Tonci Huljic / Season 19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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