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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소양강 세월교 / 세월교가 보낸 것들

by 緣海 2011. 1. 5.

 

 

 

 

 

 

 

내 안의 세월교

 

- 연해 -

 

 

내 몸안에

세월교가 있다

 

숱한 세월들을

강물처럼 흘려 보내고

여전히 그 자리에

낡은 교각으로 서있는

나의 세월교

 

그 세월교 건너

넘어간 많은 해

꺼지고 켜지던 달들

기울어간 나날들

 

세월교 너머로

건너간 인연들

결코 돌아오지 않는

그 흔적따라 이제

내가 세월교를 넘는다

 

 

 

 

 

 

 

 

 

 

 

 

 

 

 

세월교가 보낸 것들

 

- 연해 -

 

 

세월교가 보낸건 세월만이 아니야

장맛비에 넘실대던 강물도 보내고

새벽마다 흐르던 물안개도 보내고

돌아오지 않는 그 시절도 보냈지

 

일년에 한명씩 사람도 보내고

소양댐 공사장 트럭도 보내고

열여덟 누나 시집도 보냈지

 

돌아온다는 너와 나의 언약도 보내고

숱한 밤 이슬젖은 두견새도 보내고

달뜨는 소양강 조각배도 보냈지

 

다 가버렸어, 세월교만 남기고

세월도 두견새도 우리 약속도 

강물도 모두 다 가버렸어

 

나, 어느 세월에 세월교를 다 넘을까

세월교 건너가면 그시절이 있을까

지난 세월 그리며 애만 태우는

소양강처녀 기다리고 있을까

건너간 모든 것들 있을까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우는 두견새 만나고 싶다

시집가기 전 누나와 막아놓기 전 소양강

세월교 넘어가 만나고 싶다

이쪽에 남은 세월

다 가기전에

 

 

 

*    *    *    *    *    *    *    *    *    *    *    *    *

 

 

 

소양강의 세월교는 소양댐 아래 첫번째 다리입니다.

세월교란 비가 오면 넘치는, 일명 잠수교를 뜻하는 듯 합니다.

전국에 수많은 세월교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홍수에 물이 넘치도록 되어있습니다.

소양강의 세월교는 소양댐을 만들 때 공사차량을 통과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며,

콧구멍다리 세월교는 짙은 물안개로 인해 다리를 건너던 차마의 사고가 많았으나

지금은 다리 양쪽에 난간을 세워 사고가 거의 없어졌다고 합니다.

 

 

 

 


ELENI KARAINDROU/Adagio

안개속의 풍경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