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세월교
- 연해 -
내 몸안에
세월교가 있다
숱한 세월들을
강물처럼 흘려 보내고
여전히 그 자리에
낡은 교각으로 서있는
나의 세월교
그 세월교 건너
넘어간 많은 해
꺼지고 켜지던 달들
기울어간 나날들
세월교 너머로
건너간 인연들
결코 돌아오지 않는
그 흔적따라 이제
내가 세월교를 넘는다
세월교가 보낸 것들
- 연해 -
세월교가 보낸건 세월만이 아니야
장맛비에 넘실대던 강물도 보내고
새벽마다 흐르던 물안개도 보내고
돌아오지 않는 그 시절도 보냈지
일년에 한명씩 사람도 보내고
소양댐 공사장 트럭도 보내고
열여덟 누나 시집도 보냈지
돌아온다는 너와 나의 언약도 보내고
숱한 밤 이슬젖은 두견새도 보내고
달뜨는 소양강 조각배도 보냈지
다 가버렸어, 세월교만 남기고
세월도 두견새도 우리 약속도
강물도 모두 다 가버렸어
나, 어느 세월에 세월교를 다 넘을까
세월교 건너가면 그시절이 있을까
지난 세월 그리며 애만 태우는
소양강처녀 기다리고 있을까
건너간 모든 것들 있을까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우는 두견새 만나고 싶다
시집가기 전 누나와 막아놓기 전 소양강
세월교 넘어가 만나고 싶다
이쪽에 남은 세월
다 가기전에
* * * * * * * * * * * * *
소양강의 세월교는 소양댐 아래 첫번째 다리입니다.
세월교란 비가 오면 넘치는, 일명 잠수교를 뜻하는 듯 합니다.
전국에 수많은 세월교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홍수에 물이 넘치도록 되어있습니다.
소양강의 세월교는 소양댐을 만들 때 공사차량을 통과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며,
콧구멍다리 세월교는 짙은 물안개로 인해 다리를 건너던 차마의 사고가 많았으나
지금은 다리 양쪽에 난간을 세워 사고가 거의 없어졌다고 합니다.
안개속의 풍경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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