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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청벽, 추소리 / 과다 노출

by 緣海 2011. 1. 1.

[한해를 보내며 / 2010. 12. 29. 청벽에서]

 

 

 

 

 

12월의 편지

 

- 연해 -

 

달이 열두개 지고 나니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달을 열두개 보내고 나니

매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보낼 달이 없어

해를 하나 보내야 합니다

하나의 해를 보내려 하니

바람이 불고 눈이 옵니다

 

바람속에서 바람꽃이 웃습니다

눈속에선 눈꽃이 미소짓습니다

열두개의 달을 보내며 만났던

삼백육십 다섯 나날들이

눈송이처럼 달려옵니다

 

해를 보내도 외롭지 않은건

언제나 함께 했던  그들때문입니다

열두개의 달을 내어주고 만났던

나날들이 거기 있어서입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 2011. 01. 01. 추소리에서]

 

 

 

 

 

과다 노출

 

- 연해 -

 

세월을 줌-인 해보니 소년이 하나 보인다

수퍼줌의 망원영역에 포착된 영상 하나

렌즈속에서 소년은 꿈을 꾸고 있다

꿈의 영토 안에서 소년은 해를 품고 있다

햇빛은 소년을 실루엣으로 만들고

소년의 몸을 투과해서 새어나오고 있다

소년은 태양이 되고 있다

 

세월을 줌-아웃 해보니 나둥그러진 세상 하나

표준줌의 화각에서는 소년이 광속으로 멀어진다

몸에서 햇살이 다 빠져나간 소년은 중년이 되고 있다

암흑만 남은 중년은 태양을 찾아 헤매고 있다

꿈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잃고

화려했던 광선에 취해 시력을 잃고 있다

 

세월은 중년을 노년으로 건네주고 있다

초광각의 화각은 중년을 지우고 있는 중이다

중년이 사라진 등쪽으로 아직도 햇빛이 흐르고 있다

이윽고 CCD에 찍힌 영상 하나

"과다 노출로 형체를 구분할 수 없음..."

 

 

 

제 블로그를 즐겨 찾아주시고 아껴주시는 블로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11 신묘년 새해에도 여러분 가정과 직장에 변함없이 행운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2악장 Adag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