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안에서/Essay & Photo

개아마 / 쿠페아 / 계절이 바뀌면 바람도 불까...

by 緣海 2010. 9. 19.

[개아마]

 



<  Bandari - Incredible stars >

 

 

 

 

 

 

 

 

 

 

 

 

[개아마]

 

 

 

 

[계절이 바뀌면, 바람도 불까...]

 

--  연해  --

 

유난한 더위와 많은 비로 인해 우리를 힘들게 했던 여름도 어느덧 물러나고,

계절은 또 한번 바뀌어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이 되었다.

올 여름은 네차례 정도의 늦봄 폭설끝에 찾아와서인지, 아니면 라니냐의 영향 때문인지

예년 같지 않은 기상 패턴으로 식물들도 힘겨워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꽃들의 개화시기가 보름정도 늦추어졌으며, 과일, 채소 농사도 평년작 이하인 듯 싶다

벼농사는 백수피해를 본 농민들이 정부의 대책을 호소하고, 추석을 앞두고 배추값이 폭등했다.

이러한 기억들을 뒤로 하고 하늘 높아지고 밝고 맑은 가을이 찾아오니 반가울 법도 하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여름이 간다는 것이 무척 아쉽기도 하다.

흥겨웠던 휴가지에서의 추억이나 풍요롭던 들판의 기억이 있어서만은 아니다.

사람은 무언가 바뀐다는 것에 대하여 잘 적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더워서 괴롭던 여름이나, 추워서 힘들던 겨울이라 할 지라도 바뀌는 걸 아쉬워 한다.

속담에 '오뉴월 겻불도 쬐다 나면 서운하다'지 않던가.

그래서인지 심각하게 봄을 타고 가을을 타는 사람들이 참 많은 세상이다.

태양의 광량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계절이 바로 가을과 봄이며,

식물들은 이 때 주로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는다.

'여름에 만난 사랑 가을이면 떠나가'며, 겨울에 맺은 인연도 봄이 되면 수명이 다 한다.

더구나 요즘은 사랑도 그 유효기간이 더욱 짧아지는 추세이다.

 

돌아보면 참 유난스럽게 봄을 타던 기억이 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릴 즈음, 세상은 그 얼마나 서글픔이었으며,

가슴 저 밑바닥으로부터 막막한 그리움 같은 것들이 차올랐던가.

꽃이 피고 짐은 서러움이었으며, 궂은 봄비 한나절에도 구슬눈물 함께 흘렸다.

 

일반적으로 봄은 여자가 타고, 남자는 가을을 탄다고 한다.

여자들이 봄을 타는 이유는 일조량과 기온때문이라고 한다.

봄이 되면 햇빛의 양이 늘어나 망막을 자극하여 간뇌에 있는 송과선이 성호르몬

(에스트로젠과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하고, 몸속의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키며,

호르몬 균형을 흐트려 놓아 심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이상행동을 하게 만든다고 한다.

이러한 일정한 패턴의 행동 변화를 우리는 '봄바람'으로 부르기도 한다.

비슷한 이유로 남자들은 가을을 타며, '가을바람'에 방황도 하는 것이다.

 

이제 가을이 되었고, 이 가을에 어떤 바람이 불어올 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나를 키워준 8할이 바람'이라 하니, 내 몸과 마음의 구성성분의 80%가 바람일 것이다.

올 가을에 몰아친 태풍 '곤파스'처럼 바람은 만물을 망가뜨리기도 하지만,

습기와 비를 몰고와 만물을 소생시키기도 한다.

올 가을에는 또 어떤 바람이 불어와 내 인생에 변화를 줄 것인가.

계절이 바뀌고 불어올 바람에 자못 기대가 큰 요즈음이다.

 

 

 

 

 [쿠페아]

 

 [쿠페아]

 

 

쿠페아(Cuphea)는 학명이 Cuphea로서 열대 및 아열대지방에 서식하며,

남아메리카 및 북아메리카에 주로 분포한다. 약 60cm정도의 크기로 자라며,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부처꽃과(―科 Lythraceae)에 속하며 아메리카 대륙 원산인 200종(種) 이상의 풀 또는 관목으로 이루어진 속.

이중 4종은 멕시코를 비롯한 중앙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꽃을 보기 위해 집안에서 기르고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도입종인 쿠페아는 주로 관상용으로 재배되는 꽃인 듯 싶다.

그런데 어이하여 이 식물이 식물원이나 가정의 베란다를 벗어나 물기 많은 숲속의 개울 옆에서 자라게 되었을까.

그날 딱 한 개체 보았던 이 쿠페아는 부처꽃과의 식물답게 물가에서 한 송이 꽃을 곱게 달고 있었다.

열대 및 아열대지방에 주로 서식한다 하니 우리나라도 결국 아열대 기후에 속하게 되었는가.

온난화 현상을 무엇보다도 식물의 분포변화로 인해 실감하게 된다.

맛난 사과의 주 재배지가 불과 몇십년 전에 비해 얼마나 북상해 올라갔는가.

 

아무튼 이름없는 우리나라의 계곡에서 자라고 있는 쿠페아가 예쁘기도 하지만,

혹여나 황소개구리나 가시박처럼 생태계를 교란시키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명절 지나고 다시 찾아갈 그곳이지만, 또 어떻게 변화 되었는지 살펴보고 와야겠다.

 

2010. 09. 19. 緣海

 

 

 

 

'詩 안에서 > Essay & 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향교 은행나무  (0) 2010.11.21
구절초와 게거미  (0) 2010.10.24
천천히 가자~~~  (0) 2010.07.25
기쁠 때 생각나는 사람,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  (0) 2010.06.26
2009년이여 안녕히~~~  (0) 2009.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