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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Essay & Photo

천천히 가자~~~

by 緣海 2010. 7. 25.

 

 

 

 

 

 

[검은종덩굴]

 

장맛비가 지나간 하늘에 흰구름 먹구름이 장관이더니 불볕같은 오후가 지나고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진다.

갑작스레 굵은 빗줄기가 먼지나는 대지를 때리니 길 가던 사람은 건물 안으로 피하고,

풀밭에서 제초작업하던 사람들도 얼른 손길을 멈추고 우산 속에서 담배 한대를 피어 문다.

시원한 빗줄기가 세상을 잠시 쉬어가게 한다. 바쁜 세상에 이 얼마나 휴식같은 단비인가.

 

하루 하루가 바쁘게 넘어가고 있다. 올해는 꽃들도 바쁘다. 늦추위로 봄부터 개화시기를 놓친 꽃들이

바쁘게 피었다가는 더워진 날씨로 이내 꽃잎을 닫고 만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유난히 열매맺음이 시원찮다.

카페의 출범 1주년을 맞아 기념 야탐을 다녀왔다. 종덩굴과 검은종덩굴이 여기 저기 많은 개체가 보였는데

늦게 꽃피운데다 장마가 겹쳐서인지 높은 습도로 많은 꽃송이들이 곯아서 떨어지고 만다.

며칠 전에는 땅나리를 만나고 왔는데, 장마에 땡볕에 고생한 흔적이 역력하였다.

 

 

 

 

 

 

 

 

 

 

[땅나리]

 

예년과 달리 바빠진 것은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슨 교육과 회의와 새로운 시스템과 할 일 등으로 휴일에도 사람을 불러대는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느라 다른 데에 정신을 쏟을 시간이 없다. 이것이 목적인지도 모르지만...

초등학교의 유치한 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 모두의 공통적인 소감이다. 아니면 다시 군대에 간 느낌

 

아침에 출근길에 신호등 앞에 서있는데 차 한대가 좌회전 차선으로 들어와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나간다.

예전 5공화국 출범 초기에 주한 대사로 근무했던 분이 한국인의 습성을 들쥐로 표현했다가 수난당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요즘의 우리나라를 보면 그 표현이 결코 틀리다고 말 할 수 없다는 데 씁쓸한 기분이 든다.

차 타고 가다가 왜들 그렇게 담배재와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을 창밖으로 버리는지...

길거리가 직장이나 마찬가지인 택시 운전사들이 더 한다. 앞장 서서 말려야 할 분들이...

 

천천히 가자. 좀 돌아가면 어떠리. 때로는 잘못 든 길이 지름길일 수도 있지 않은가.

흰망태를 담으러 갔다가 슬로우 시티 표지판을 보았다. 그래, 여기서만이라도 좀 천천히 가자.

때로는 창밖을 쳐다볼 여유를 가지자. 우리는 지금도 충분히 바쁘지 않은가.

 

2010. 07. 25. 日

 

 

 

 

[싱그럽고 잔잔한 여름 음악]

  

 

임이 오시는지 - Roman De Mareu
그집앞 - Roman De Mareu Orchestra
연인들의 이야기 - 오케스트라 연주
연인들의 이야기 - 최석재
Serenade To Spring(10월의 어느 멋진날에) - Klaus Hallen


에델바이스(사운드 오브 뮤직 OST) - 보석상자
슈베르트 자장가(오르골) - 보석상자
그리운 금강산 - Roman De Mareu
My Heart Will Go on - Gheorghe Zamfir
고향의 봄(하모니카) - 정안

  

Cavalleria Rusticana(Mascagni) - James Last
Plaisir D`amour - Frank Mills
Lover on The Autumnroad - 남택상
Sundial Dreams - Kevin Kern
Love Makes The World Go Around(맑은바람이 그대를 깨우거든)
- Giovanni Marrad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