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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말나리 / 산상에서 보리밥

by 緣海 2010. 8. 9.

 

 

 

 

 

 

[말나리]

 

 

산상에서 보리밥

 

- 연해 -

 

구름이 앉았다 일어선 자리에

두런 두런 말소리들 둘러 앉았다

어제 배워 처음 담근 열무김치

푹 퍼지게 삶은 보리밥도 싸오고

후식으로 볼 붉은 복숭아를 봉지째

맛난 아삭이 고추에 고추장이 나왔는데

나는 그저 입만 가져 왔구나 ㅎㅎㅎ

 

 고속도로 달려가는 들판을 내려다보며

스댕 양푼에 보리밥 열무김치 흥건히 넣고

된장국 고추장 넣어 비볐는지 말았는지

향적봉 밑 바위 밥상 바위 의자에는

지나가던 비 기웃거리다 쏟아지고

바람벽 없어 산바람 술술 들어오니

덕유산 점심메뉴는 비바람 비빔밥

 

참바위취 꽃잎 이슬은 입가심 참이슬

뭉게구름이 뽑아낸건 무지개떡 안주

계곡물 음악소리는 라이브 연주곡

커피 대신 말나리 꽃잎이 오늘의 후식

  바람 먹고 구름 먹고 이슬 실컷 마셔도

일어날 땐 계산서 한 장 없으니

산상에서 보리밥은 공짜 점심 ! ! !

 

  

 

 

[섬말나리를 닮은 말나리]

 

덕유산에 다녀왔습니다.

하얀 상고대와 파란 하늘이 산호초같던 겨울과

철쭉과 박새와 꽃쥐손이풀들이 피어나던 봄에 이어

여름에는 운해와 말나리와 도라지모싯대 등속이 아름답게 피어있었습니다.

이제 가을이 되면 하얀 고사목과 단풍으로 또 한번 옷을 갈아 입겠지요.

 

고산지대의 식물을 볼 수 있는 덕유산이 가까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런 덕유산을 함께 찾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Cristofori's Dream - David La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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