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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수레바퀴 문학기행중 - 백제의 미소

by 緣海 2008. 10. 23.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백제 마애삼존불상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층암절벽에 거대한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다. 흔히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이 마애불은 암벽을 조금 파고 들어가 불상을 조각하고 그 앞쪽에

나무로 집을 달아 만든 마애석굴 형식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연꽃잎을 새긴 대좌(臺座) 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 반원형의 눈썹, 살구씨 모양의 눈, 얕고 넓은 코,

미소를 띤 입 등을 표현하였는데, 전체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하여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옷은 두꺼워

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며, 앞면에 U자형 주름이 반복되어 있다. 둥근 머리광배 중심에는 연꽃을 새기고, 그 둘레에는 불꽃

무늬를 새겼다.

머리에 관(冠)을 쓰고 있는 오른쪽의 보살입상은 얼굴에 본존과 같이 살이 올라 있는데, 눈과 입을 통하여 만면에 미소를 풍기고

있다. 상체는 옷을 벗은 상태로 목걸이만 장식하고 있고, 하체의 치마는 발등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왼쪽의 반가상 역시 만면에 미소를 띤 둥글고 살찐 얼굴이다. 두 팔은 크게 손상을 입었으나 왼쪽 다리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리고, 왼손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 오른쪽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모습에서 세련된 조각 솜씨를 볼 수 있다.

반가상이 조각된 이례적인 이 삼존상은『법화경』에 나오는 석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존불의

묵직하면서 당당한 체구와 둥근 맛이 감도는 윤곽선, 보살상의 세련된 조형 감각,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쾌활한 인상

등에서 6세기 말이나 7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곳은 백제 때 중국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중심지인 태안반도에서 부여로 가는 길목에 해당하므로, 이 마애불은 당시의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미소 속의 그 사람

 

//황호신

 

주인은 나에게 미소를 새겨 넣으시고

그 웃음 차마 거두지 못하고 먼저 가셨습니다

 

입가에 흐릿한 언덕을 만드는 동안

주인의 이마에는 고랑이 패이고

골마다 바닷물이 밀려 들었습니다

모든 찡그림을 떼어내고 미소만을 남겼을 때

주인의 눈자위에 맴돌던 미소를 닮고 싶었습니다

 

천 오백여 풍상을 거칠게 사는 동안

울고 싶어도 메마른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하고

돌아 앉고 싶어도 몸이 벽에 붙잡힌 것은

다 말하지 못한 주인의 미소를 전하기 위함입니다

 

오늘도 한가닥 위안을 찾아 골짝을 찾은 사람들 앞에

팔의 탈골과 이마의 마모를 딛고 미소로 말합니다

지금은 흘러가 버렸어도 나는 백제입니다

나를 두고 가버렸어도 무너지지 못하는 백제인입니다

 





          유진하/아름다운 고백 먼 어느 날 그대 지나온 세상 돌이켜 제일로 소중했던 이 그 누구였느냐고 묻는 말 있으면 나는 망설임없이 당신이라 말하겠습니다 먼 어느 날 꽃잎마저 어둠에 물들어 별리의 문 닫힌 먼 어느 날 그대 두고 온 세상 기억 더듬어 제일로 그리웠던 이 그 누구였느냐고 묻는 음성 들리면 나는 다시 주저 없이 그 사람 당신이라 대답하겠습니다 혼자 가는 길 끝에 어느 누구도 동행 못하는 혼자만의 길 끝에 행여 다음 세상 약속한 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내겐 늘 안개같은 이름 당신을 말하겠습니다 당신 사연 내 들은 적 없고 내 사연 또한 당신께 말한 적 없는 그리운 이 세월 다 보내고 쓸쓸히 등 돌려 가야 하는 내 막다른 추억 속에서 제일로 가슴 아픈 사랑 있었느냐고 묻는 말 있으면 그 사랑 당신이었노라고 내 마지막 한 마디 그 사랑 당신이었노라고 고백 하겠습니다 ♪Praha/Vicious Rema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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