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안에서/Poem & Memory

사람들은 모른다...

by 緣海 2007. 12. 12.



 





사람들은 모른다 글/사진 緣海 오늘도 하루어치의 해가 기운다 하루어치의 만남이 있었고 하루어치의 헤어짐이 있었다 사실 만남마다 다 반가운 것은 아니었듯 헤어짐마다 다 아쉬운 것도 아니었다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습관적으로 몸을 던지고 타성적으로 손을 흔든 적이 더 많았다 의지대로 만나고 맘먹은대로 헤어지는 삶이 어디 있으랴만 더러는 짜릿한 기쁨이 느껴지는 그런 만남을 만나고도 싶었다 더러는 콧등이 찡해지는 그런 헤어짐을 헤어져 보고도 싶었다 다만 우연을 가장하여 누군가의 발등을 아프게 밟아 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황혼은 노을 속에서 서서히 지쳐가고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그것이 허무한 것이라는 말도 맞을 것이며 그것은 끝나는 날 실감나게 될 지도 모른다 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해는 반원만큼의 낮 길이를 다 재고 남은 반원만큼의 밤 길이를 재러 갔다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몰라 발길 닿는 만큼 발자국을 찍어둔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아주 의도적으로 길을 지워 버리고 눈 닿는 만큼 아쉬움만을 키워 두었다 아니 더러는 취한 날도 있었다 가뜩이나 추울 때는 더욱 그랬다 내 삶의 아픔과 슬픔이 기쁨과 환희로 잉태되지 못하고 한없이 주저 앉을 때 주저 앉고만 싶어질 때 삶은 한 잔의 술로도 위로 받지 못하고 그저 나부끼는 깃발처럼 허무한 자존심만을 흔들고 있었다 그래도 흐린 얼굴에는 웃음이 머물게 하고 싶었다 웃음만이 그곳에 있던 것 처럼 이제 해가 기울고 하루어치의 사랑을 건네 주고 하루어치의 미움을 건네 받는다 사람들은 모른다...











낮이 따뜻하면 밤은 더 싸늘하다는 것을 역사는 낮에 만들어지지만 밤 동안에는 바뀌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날을 만들어 아침 안개 속에서 해는 떠오른다 슬픈 사랑도 사랑이며 더딘 이별도 이별이다 어제 본 사람을 오늘 못볼 수도 있으며 어제 못본 사람을 오늘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 하여 또 모른다 세상과 만나고 세상과 헤어지는 일 해가 뜨고 해가 지듯 폭설에 소나무 중턱이 부러지듯 물이 흐르다 더러 폭포를 만나 추락하듯 별 것도 아닌 흔해 빠진 일 이라는 그 사실을...











Le Concerto De La Mer (바다의 협주곡) - Jean Claude Borelly

'詩 안에서 > Poem & Mem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이 가는 길  (0) 2008.02.06
세월  (0) 2008.01.13
녹슨 굴뚝을 바라보며  (0) 2007.11.28
새벽, 강 가에서  (0) 2007.11.26
  (0) 2007.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