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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마지막 잎새가 남긴 말

by 緣海 2007. 12. 8.



 
마지막 잎새가 남긴 말

그 집 담벼락에는
이웃집 화가 아저씨가 그려준
내 남은 마지막 마음만이 있을 뿐
내 몸은 이미 바람에 날리어
그곳을 떠난지 오래 되었지
나를 쳐다보는 간절한 눈길과
나를 향한 무수한 기원
거리에 찬 바람 불어오고
무서리 하얗게 내려도
그곳을 꼭 지키며 용기 되어 남고 싶었어
이웃집 화가 아저씨 사다리 타고 올라와
내옆에 나를 꼭 닮은 잎새를 그려 주었을 때
이제 그만 나를 버려도 좋다고 생각 했었지
불신의 북풍과 증오의 찬 서리
오해의 어두움과 절망의 환절을 맞아
그동안 버티었던 안간힘의 움켜쥠
나를 떨궈낸 건 바람이 아니라 낙심이었어
담벼락을 덮었던 수많은 믿음들
하나 하나 말없이 떠나가고
마지막 남은건 어찌 해보지 못할 미련이었지
푸르름이 물결치던 여름날의 추억들
엽록소를 버리고 노을색으로 물들어
결국에는 말라 비틀어진 자존심만 남았었지
이제 무심한 운명의 바람이 어디로 데려갈 지 
또 어떤 모습으로 무너져 갈지 모르지만
아직 거기 남은 내 마음만은 변치 않을거야
이제 미련과 자존심은 버렸지만
바람에도 떨구어지지 않을 그 마음으로 인해
부디 나를 바라보던 눈길에 생기가 돌고
죽어가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감돌았으면
다시 봄이 오고 새로운 푸르름이 그 자리를 메워도
그 시절 같이 흘렸던 많은 눈물들이 진실이었고
거짓의 물결이라 생각했던 한 여름 바람들이
이제는 되돌아올 길 없는 진심이었음을
이것이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바람임을
믿어주었으면....
- 緣海 - 

 

  

  

  

 

  

 

 

  

  

  

  

  

  

  

  

  

  

 

*** 서산 부춘산 공원에서 ***

  

준비없는 이별 / 녹색지대
지난 시간 내 곁에서 머물러 행복했던 시간들이
고맙다고 다시 또 살게 되도 당신을 만나겠다고
아- 그 말해야 할텐데 떠나는 그대라도
편하게 보내줘야 할텐데..
눈을 감아 지워질 수 있다면 잠이 들면 그만인데
보고플 땐 어떡해야 하는지 오는 밤이 두려워져 
아- 그댈 보낼 오늘이 수월할 수 있도록 
미운 기억을 주지 그랬어
하루만 오늘도 하루만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게 줘 
안돼~ 지금은 이대로 떠나는 걸 그냥 볼수는 없어
차라리 나 기다리라 말을 해~
아무 것도 미안해 하지마.
아무 것도 걱정 하지 말고 나는 괜찮아.. 
그래도 사는 동안 함게 나눈 추억이 있잖아. 
다행이야.. 감사할게.
아- 그댈 보낼 오늘이 수월할 수 있도록 
미운 기억을 주지 그랬어 
하루만 오늘도 하루만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게 줘 
안돼~ 지금은 이대로 떠나는 걸 그냥 볼 수는 없어
차라리 나 기다리라 말을 해~
영원토록 바라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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