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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마음이 쉬어야 몸도 따라 쉴 것 아닌가...

by 緣海 2007. 11. 26.

학생은 늘상 졸고 있으나, 강사는 결코 졸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마음이 몸의 주인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사춘기 이전엔 마음이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

몸의 본능이 시키는대로 마음은 순응하였다

 

수시로 항거하던 마음은

사랑을 알면서부터 완전한 주인이 되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따라 몸살을 앓아주어야 했고

마음이 기쁘면 혈압을 올려 축하해 주어야 했다

 

결혼을 하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몸은 방치되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해, 사랑을 위해 몸은 도구가 되어야 했다

 

마음이 괴로워질때면 몸에게 술을 먹였고

마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게 담배연기를 주었다

몸을 괴롭혀서 마음은 진통의 위안을 받았다

 

용기를 얻은건 좋았으나, 몸이 앞장서야 했고

마음의 양식을 얻는답시고 며칠씩 몸은 끌려다녀야 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자 이젠 몸이 반항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부터 흰색으로 뽑아내더니 관절통이 찾아왔다

기억력 감퇴와 노안으로 마음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청력은 멀어지고 주변에서 암이 호시탐탐 노리기 시작했다

 

TV앞에서 졸던 마음은 홀연 한탄한다

난 아직 이렇게 젊은데 몸은 왜이리 늙어버렸던가

좀 더 일찍 몸에게 운동도 시키고 규칙적인 식사도 마련해 줄 걸

저녁마다 일찍 재우고 밥먹듯 밤새는 일을 몸에게 시키지 말 것을

산에도 데리고 다니고 술 담배는 먹이지 말 것을...

 

책상앞에서 조는 학생처럼 마음이 먼저 게을러야 몸도 쉬는 것을...

늦게야, 너무 늦게서야 이미 늙어버린 몸의 주인 마음은 깨닫는다

 

- 緣海 -

 

 

 

 

 

 

 

 

 

 

 

 

 

 

 

 

 

 

 

 

 

 

 

 

 

 

 

 

 

 

 

 

 

 

 

 

 

 

 

 

 

 

 

 

 

 

 

 

 

 

 

 

 

**** 계룡산 장군봉 ****

 

잊을 수 없는 너 / 최재훈
이렇게 너 떠나가고
홀로 남겨지는 게 
어떤건지 예감했었지만
너는 날 볼 수 있는데 
나는 널 볼 수 없는 
또 다른 현실 이제야 나는 알았어
지금 넌 나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지만 
나는 너를 느낄 수 없으니
네 이름 부르며 우는 
나를 어쩌지 못해 
너도 내 옆에 서럽게 울고 있겠지
너와의 약속을 기억해
모두 잊고 밝게 살거라 했지만
너를 잊으라 하지마
그럼 난 어떡해 나는 아무 힘이 없잖아
네가 세상에 남긴거라곤 나 밖에 없는데 
어떻게 내가 널 잊겠니
그 많은 정을 남기려고 나를 떠났지만
남아 있는 네겐 그게 삶인데
너와의 약속을 기억해
모두 잊고 밝게 살거라 했지만
너를 잊으라 하지마
그럼 난 어떡해 나는 아무 힘이 없잖아
네가 세상에 남긴거라곤 나 밖에 없는데 
어떻게 내가 널 잊겠니
그 많은 정을 남기려고 나를 떠났지만
남아 있는 네겐 그게 삶인데
남아 있는 네겐 그게 삶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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