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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가을 산책

by 緣海 2007. 9. 6.



<  Andy Williams - Speak Softly Love >

 

 

 

 

 

 

바람을 열면 서있는 너

 

삶의 숨결이 닫힌 영혼을 건드리면

나는 바람을 열고 바람과 거래를 한다

 

지쳐버린 허파꽈리마다

들판을 건너온 바람들로 가득 채우고

가슴에 무늬를 새롭게 새기면

돋아나는 미소, 흔들리는 너의 모습

 

곱게 깎아놓은 논둑길에 나서면

바람은 불어와 가슴에 파도 일고

언제라도 바람 열면 그 자리에

미소 머금고 서 있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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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눈물 한 방울로

너의 아픔 씻겨질 수 있다면

흐르는 강물 그 어귀에서

휩쓸리는 모래 알갱이로도 모자라련만

 

울어야 흘려지는 눈물인 줄 알았는데

울지 않고도 높아질 줄 알아버린 강 언덕

바닥에선 하얀 모래 휩쓸리는데

무심히 흐르는 강물

 

정녕 깊은 슬픔에는

통곡조차 눈물마저 메마르게 하는데

눈물의 가슴 한 복판엔 울음이 흐름을

보이지 않는 울음이 흐름을 너는 아느냐

 

밤이 깊어질수록

아픔도 슬픔도 흔적없는 미련으로

아련한 가슴 붉게 붉게 물들이는데

잠 못드는 눈물 한 방울로

너의 아픔 씻겨질 수만 있다면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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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책

 

오래 참아왔던 여름, 마침내

조각처럼 굳어버린 그림자를 데리고

가을 들녘에 나서면

나는 풀잎이 되고 이슬이 되고

거미줄 가득 알알이 빛나는 가을이 된다

 

폐포 가득 새벽을 마시며

두 팔 벌려 눈 감으면

와락 달려드는 바람, 품에 안기는 가을

 

한 나절 볕이 높아지도록

농부가 정성을 들인 논둑길 따라

소풍같은 가을, 산책을 한다

 

가을엔 들판이 공원이다, 논둑길은 산책로다

쉿, 공원을 거닐 땐

발자국 소리를 내지 말자

이슬이 바지를 적셔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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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리천(大橋川) 단구대(丹丘臺)

 

단구대 붉은 바위를

대교천이 흐르고, 세월도 흐르고

맑은 물 고기와 함께 흐르는

거꾸로 비친 갓 쓴 그림자 하나

대나무 지팡이, 가시랭이 짚신

봄에는 복숭아꽃, 달밤엔 소나무 그림자

용이 놀던 용유대는 이름만 남고

 

여기였을까 저기였을까

다른 세상 다른 모습 나그네 하나

돌다리 건너와 너른 바위에서 우두망찰

그 시절 그 사람 그리워 하네

 

봄이었을까 가을이었을까

사백년이 흘려 보낸 길손 하나

송천 푸르른 소나무 밑에서 더듬더듬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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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이 오면

 

구월이 오면, 구월이 찾아 오면

누가 이들을 춤추게 하는가

누가 이들을 고개 숙이게 하는가

 

아침마다, 안개 지나간 자리마다

흔적처럼 자리잡은 지난 여름

무더웠던 기억, 흐느끼던 장마

 

이제 높아진 하늘 구름 달리고

그림자 들판을 가로질러 오면

흔들리는 마음, 턱까지 차는 일렁거림

 

구월이 오면, 구월이 찾아 오면

꽉 들어찬 들판에서 홀로 외치리라

더 이상 나의 계절은 없으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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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 - Speak Softl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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