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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장맛비에 묻어 온 여름

by 緣海 2007. 6. 21.

" 때로는 방황도 양식이 될 때가 있다. "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제대로 여름 더위가 시작 되기 전에 아쉬운 듯

봄은 그렇게 장마를 만들어 여름에게 주려나 봅니다.

화끈하게 쏟아붓다 금방 그치는 여느 비와는 달리

장맛비는 하루 종일 쏟아내는 시름처럼 그렇게 옵니다.

풀잎에 구르는 빗방울이나 유리창에 구르는 빗방울에도

그 사연이 온전히 묻어 흐를 것만 같습니다.

 

이제 농부들은 한시름 놓으며 잠시 일손을 쉬게 되겠지요.

메마른 논에 물대어 어린 자식처럼 묻어놓은 벼포기들이

이제 달콤한 빗방울에 삶의 율동을 시작하는 것을 바라보며

툇마루에 누워 기나긴 낮잠을 즐길 것입니다.

 

잿빛으로 내려앉은 하늘도

아련한 모습으로 먼 산들과 합쳐지며

또르르 또르르 구르는 물방울 소리에

개천은 노래하며 노래하며 제 갈 길 흘러서 갑니다.

 

이제 한 달쯤 뒤에 장마가 걷히고

높다란 하늘 위에 태양이 이글거릴 때

대지를 헤메인 초목들은 자랑스러이 그 방황을 얘기할 것입니다.

그때는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눈물겨웠던 그 시절의 방황이 귀중한 양식이 되었노라고..














다락방 / 논두렁 밭두렁

우리집에 제일 높은 곳 조그만 다락방
넓고 큰 방도 있지만 난 그곳이 좋아요
높푸른 하늘품에 안겨져 있는
뾰족지붕 나의 다락방 나의 보금자리

달무리 진 여름밤 고깔 씌운 등불켜고
턱괴고 하늘보며 소녀의 나래펴던
친구는 갔어도 우정은 남이았는
이제는 장미꽃핀 그리움 숨기는곳

우리집에 제일 높은곳 조그만 다락방
넓고 큰 방도 있지만 난 그곳이 좋아요

달무리 진 여름밤 고깔 씌운 등불켜고
턱괴고 하늘보며 소녀의 나래펴던
친구는 갔어도 우정은 남이있는
이제는 장미꽃핀 그리움 숨기는곳

우리집에 제일 높은곳 조그만 다락방
넓고 큰 방도 있지만 난 그곳이 좋아요

난 그곳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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