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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목이 길어 기다림꽃 / 봄맞이꽃

by 緣海 2024. 5. 21.



<  Fariborz Lachini - Secrets And Dreams >

 

 

 

 

 

 

 

 

 

[  목이 길어 기다림꽃  ]

 

- 연해 / 황호신 -



이름이 아직 봄인데
어느새 계절은 여름으로 바뀌었다
느려 터진 빛은
기껏 삼십만 킬로미터
우주 제한속도는 답답하기도 하지

이름에 계절을 달고 살려니
등은 얼마나 무거웠을까
이제 그만 일어나
벗어버리고 싶은 거북이 등껍질
시지푸스의 돌덩이는 가볍기도 하지

마지막 봄맞이꽃 한 송이
봄을 보내며 절벽에 매달렸다
벼랑 끝 삶에 
높이는 차라리 편안함이겠지만
나무 사이로 지나가는 낮달
더 피지 못해 기다림은 오래도 가지

 

 

2024. 05. 21. 목이 길어 기다림꽃 / 연해

 

 

 

2024. 0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