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lin L O'Riordan · The Scottish Fiddle Orchestra >
[ 들현호색 4 ]
- 연해 / 황호신 -
들현호색 입술 열어
잊었던 그날을 들려 줍니다
망자의 유산처럼 붉은 입술만 남기고
먼 길 간 사람
그 사람의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사람들은 무심히 숲에 찾아와
꽃에 취해 즐거울 뿐
바람에 겨운 흔들림이
나에게 남겨진 아픈 역사임은 모릅니다
하긴 어떻게 알겠습니까
꽃을 찾아온 곤충의 어설픈 날개짓에도
비밀은 숨겨져 있는 것인데요
다시 꽃 앞에 나만 앉아
그 입술로 그날을 듣고 있습니다
산줄기 무리 지어 북쪽으로 흘러갑니다
바다가 그리운 강은 남으로 갑니다
어두워져서야 꽃에게서 일어난 나는
구불길 따라 어지러이 내려갑니다
2024. 04. 28. 들현호색4 / 연해
'詩 안에서 > Poem & Flow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꽃 이름에는 우리 말이 있다 / 꼭지연잎꿩의다리 (0) | 2024.05.03 |
---|---|
만나고 돌아서는데 꽃이 말하길 / 애기중의무릇 (0) | 2024.05.02 |
작은 꽃 / 개구리발톱,나도물통이,꽃바지,꽃마리 (2) | 2024.04.24 |
비인칭 셔터 시점 / 타래붓꽃 (0) | 2024.04.20 |
비인칭 포토샵 시점 / 매화마름 (2) | 2024.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