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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춤추는 꽃 / 노루귀

by 緣海 2024. 3. 7.



<  미연 - 달빛에 그려지는 >

 

 

 

 

 

 

 

 

 

 

[  춤추는 꽃  ]

 

- 연해 / 황호신 -

 


꽃이 춤추고 있다
춤 사위마다 바람이 불려 나온다

밑에서 보니
꽃은 태양과 손을 잡고 있다
한 손은 손끼리 맞잡고
다른 손은 허리를 감싸고 있다
음률처럼 쏟아지는 햇빛이
어깨를 돌아 무대를 가득 채운다
쭈뼛쭈뼛 막 풀린 계곡물이
가늘게 장단을 맞춘다

바람이 세게 불어 줌바 댄스
살살 불면 발레 봉긋 또 봉긋
전통춤 가락에 손가락 끝이 나긋하고
왈츠 박자에 지루박 당기더니
일제히 도리도리 걸그룹 댄스에
에라 이도 저도 아닌 막춤까지

꽃은 입 대신 몸으로 말한다
한 나절 몸으로 울다가 웃다가
해가 가버리면 조명도 꺼져
아쉬운 춤판은 끝나고
꽃은 서둘러 그의 잎을 닫는다
꽃잎 안에 바람기 가득 담아서

 

 

2024. 03. 07. 춤추는 꽃 / 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