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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눈부신 고립 / 노루귀

by 緣海 2024. 3. 2.



<  Frank Pourcel - La mer >

 

 

 

 

 

 

 

 

[  눈부신 고립  ]

 

- 연해 / 황호신 -



그림자들이 떠나간다
바닥은 깊으며 보이지 않는다
흩어지는 바람 
뿌연 먼지바람에 태양이 가려진다
하늘도 보이지 않는다
그림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꽃망울이 꽃송이 되는 동안
아침이 이슬이 되는 동안
어둠이 밤 쪽으로 물러가는 동안

사막에서 홀로 동떨어짐
낙타는 새끼를 낳을 때 무리를 떠나지
사막을 사방으로 헤메다가
아무도 없는 외진 곳에서 출산을 하지
고립이 생명을 낳지
외로움은 중요하지 않아
고독보다 눈부신 고립
고립이 꽃을 피우지

 

 

2024. 03. 02. 눈부신 고립 / 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