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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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달래꽃 흐드러지면 가야지 했는데....
미루어 온지 몇년 째인지...
드디어 원하던 상황이 딱 된 날 찾게 되었습니다.
2
" 그냥 가기 뭣하면
중간에 안국사지(安國寺址)쯤에 들러
크고 못생긴 보물 고려 불상과 탑을 건성 보고
화사하게 핀 나무 백일홍들
그 뒤에 편안히 누워 있는 거대한 자연석(自然石) 남근을 만나
생전 알고 싶던 얘기나 하나 묻고
대답은 못 듣고. "
3
황동규 시인의 "소유언시'중 위의 귀절을 읽고
처음 안국사지에 들른게 2007년 무렵이었습니다.
수선화 흐드러지게 피던 장독대와
세분의 불상과 석탑이 있던 곳,
그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4
지금 이 시기에 가면
화사하게 핀 나무 백일홍들은 볼 수 없고
대신 흐드러지게 피어난 진달래를 볼 수 있습니다.
해마다 피어나는 진달래 뒤에서
묵묵히 천년 세월을 누워 있는 자연 남근석,
그 앞에서 저도 생전 궁금했던 것 하나 묻고
대답은 못듣고 뒤돌아 섭니다.
Amazing Grace - Melinda Dumitres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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