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안국사지의 진달래

by 緣海 2018. 4. 5.

[안국사지에서]






1

진달래꽃 흐드러지면 가야지 했는데....

미루어 온지 몇년 째인지...

드디어 원하던 상황이 딱 된 날 찾게 되었습니다.


2
  " 그냥 가기 뭣하면
  중간에 안국사지(安國寺址)쯤에 들러
  크고 못생긴 보물 고려 불상과 탑을 건성 보고
  화사하게 핀 나무 백일홍들
  그 뒤에 편안히 누워 있는 거대한 자연석(自然石) 남근을 만나
  생전 알고 싶던 얘기나 하나 묻고
  대답은 못 듣고. "


3

황동규 시인의 "소유언시'중 위의 귀절을 읽고

처음 안국사지에 들른게 2007년 무렵이었습니다.

수선화 흐드러지게 피던 장독대와

세분의 불상과 석탑이 있던 곳,

그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4

지금 이 시기에 가면

화사하게 핀 나무 백일홍들은 볼 수 없고

대신 흐드러지게 피어난 진달래를 볼 수 있습니다.

해마다 피어나는 진달래 뒤에서

묵묵히 천년 세월을 누워 있는 자연 남근석,

그 앞에서 저도 생전 궁금했던 것 하나 묻고

대답은 못듣고 뒤돌아 섭니다.



Amazing Grace - Melinda Dumitresc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