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바람꽃] - 금지된 사랑
꽃몸살 앓다
- 연해 -
그해 봄에는 유달리 진달래색이 고왔고, 자리에 누운지 한달만에 한기로 떨리는 몸에는 열꽃이 곱게 피어났지
끓는 이마에 벚꽃잎 펄 펄 흩어져 눈앞에 온통 분홍빛 낙화의 물결 일었지
그렇게 봄은 가고 너도 갔지
미처 열지 못한 꽃다운 생도 뒤따라 갔지
한달 넘게 어두운 하늘가를 맴돌던 영혼이 지금은 딸랑거리는 방울소리와 이름만 남았지
그후로도 봄은 잊지 않고 돌아와
꽃 피면 꽃몸살 앓고
꽃 지면 진 자리마다 가슴 서늘해져 오고
초저녁 서쪽 달이
끊어질 듯 적막에 휩싸여 온다
채 따라가지 못해 꽃잎처럼 저물어간 노을 하나
서쪽 하늘에 남겨놓고
Michael Hoppe / The Wa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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