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풀] - 보석
[한계령풀]
마음속에 한계령풀이란 이름을 고이 간직하고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설악산 한계령에서 처음 발견되어 이름붙여졌다던 그 식물이 무척 그리워
당장이라도 찾아가 보고 싶었지만, 어디에 가야 만날 수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마음 속에만 그 그리움을 담아 지내며, 가장 그리운 꽃은 마음속에 있는 꽃이라 위로하며,
그렇게 몇년간을 그 아름다움에 대한 홀로 외사랑으로 그리워하며 보냈었다.
그러나 막상 이 꽃을 처음 보았을 때, 상상했던 그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움이
약간의 실망과 함께 환상이 깨어지는 씁쓸함을 맛보아야만 했다.
보기에는 아름다워 보이나, 사진으로 담기에는 참 난감한, 까탈스런 아이가 아닐 수 없었다.
고도 1,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에서만 살고, 씨앗이 아니면 옮겨심기도 어려운 식생조건이
그 까다로운 성격을 또한 말해주는 것도 같았고, 고고함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해서
지금껏 한계령풀은 안보면 그립고, 보고나면 시들해지는 꽃이 된 것 같다.
그 이후로 깨달은 바, "가장 아름다운 꽃은 가슴속에만 꽃피게 하자..." 란 거였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꽃은 바로 옆에서 피는 꽃" 이란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란 조용필의 노래도 바로 그러함을 말한 것 아니었던가.
보석같은 당신
- 연해 -
빈 가슴은 빈 가슴으로만 채워지지
언젠가 비어있던 내 마음에
살며시 들어와 물 흐르듯
내 마음 가득 채워 주었던 당신
그 마음도 비어있었기에
나도 당신 마음에 들어갈 수 있었지
당신이 내 마음에서 떠났을 때
채울 수 없는 허전함으로
바람조차 길을 잃고 방황하면
저 먼 남쪽에서 비소식 있기 전에
먼저 말라갈 당신 마음이
그리도 애타게 걱정 되었다오
빈 가슴은 빈 가슴을 만나야만
서로를 채워줄 우물이 되기에
당신과 난 다시 만나야 하리니
그리움의 갈증은 재회의 목마름으로
해갈될 수 있기에 언제나
당신은 나의 빈 가슴
나는 당신의 빈 가슴이 되어
가장 소중한 보석으로 늘
곁에 있어야만 한다오
조용필 /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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