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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寫眞

대둔산

by 緣海 2008. 8. 25.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무렵, 대둔산에 올랐습니다.

세월은 물처럼 소리를 내며 흘러가지만 대둔산은 말이 없습니다.

 

대둔산 개척탑 밑에 있는 나리꽃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대둔산 정상을 바라보고 있는 진산산림욕장의 나리꽃은 꽃대의 마지막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대둔산의 위와 아래에서는 한 계절만큼의 시간차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둔산을 오른다는 것은 한 계절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입니다.

 

 쥘 베른의 타임머신을 읽고 또 영화도 보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읽어가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시공이 분리될 수 없는 우주에서는 공간여행은 곧 시간여행입니다.

 

시골에 다니러 갈 때마다 마음의 시간여행을 하곤 합니다.

어린 시절을 보낸 그곳에서는 그 옛날의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직도 그대로 서있는 고가의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그때 했던 생각들을 되새겨봅니다.

 

 이제 곧 벌초의 계절이 다가옵니다.

그때가 되면 또 다른 시간여행을 하고 올 것입니다.

지난 여름내 거칠게 웃자란 풀들을 곱게 베어낸 후에

거기 생전처럼 인자하게 웃음지으시는 아버님을 만나뵙는 시간여행을 하고 올 것입니다.

 

 

 
산행 / 김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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