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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사택과 관사 - 3月, 월요일

by 緣海 2007. 3. 13.

社宅(사택)이란 회사에서 내어준 집을 말함이고, 官舍(관사)란 공무원에게 부여된 거주공간일 터이다.

둘 다 집을 떠나 외지에서 근무하게 된 조직원에게 공적으로 주어진 사적인 생활공간이겠는데

왠지 사택은 개인적인 느낌이 강하고, 관사는 공공적인 느낌이 강한 것은, 宅과 舍의 느낌 차이만큼이나

회사원과 공무원의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사택이든 관사이든 내가 지금 들어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공간은, 사택이라 명명된 관사같은 곳이다.

이곳에 오늘 책상과 침대를 들여놓고 드디어 컴퓨터를 연결하였다.

그리고는 이곳에서의 첫 글을 적어본다.

요 며칠동안 드나들지 못했던 카페들을 들어가 보고, 가벼운 외로움에서도 해방됨을 느낀다.

 

27평 7층의 아파트이지만 회사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시내 한 가운데 있어서 전혀 불편함을 못느낀다.

컴퓨터와 침대만 없다면, 30여년전 학교에 다니며 자취했던 자취방이랑 다를 게 없다.

사실 그때 이후 이렇게 혼자 떨어져 살아보는 건 처음이다.

그때에도 혼자 살다 외로움이 느껴지면 학교 뒤에 있는 덕진 연못을 거닐곤 하였다.

연못에 초롱불처럼 피어있던 연꽃들을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올 때면 느껴지던 그 공허감...

 

이제 우두망찰 허랑방탕한 중년을 위한 덕진 연못이 이곳에도 있을까.

있다면 그곳에도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연꽃들 위로 현수교 멋지게 늘어져 있을까.

쓸데없는 망상이다. 관사같은 사택에서는 생각도 그저 업무의 연장선이어야 할 뿐인 것을...

 

 


 


 


 



사택 옥상에서 바라본 요즘의 하늘과 시가지, 이렇게 보면 서산인지 대전의 어느 곳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Heaven - Ronan Hardi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