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宅(사택)이란 회사에서 내어준 집을 말함이고, 官舍(관사)란 공무원에게 부여된 거주공간일 터이다.
둘 다 집을 떠나 외지에서 근무하게 된 조직원에게 공적으로 주어진 사적인 생활공간이겠는데
왠지 사택은 개인적인 느낌이 강하고, 관사는 공공적인 느낌이 강한 것은, 宅과 舍의 느낌 차이만큼이나
회사원과 공무원의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사택이든 관사이든 내가 지금 들어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공간은, 사택이라 명명된 관사같은 곳이다.
이곳에 오늘 책상과 침대를 들여놓고 드디어 컴퓨터를 연결하였다.
그리고는 이곳에서의 첫 글을 적어본다.
요 며칠동안 드나들지 못했던 카페들을 들어가 보고, 가벼운 외로움에서도 해방됨을 느낀다.
27평 7층의 아파트이지만 회사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시내 한 가운데 있어서 전혀 불편함을 못느낀다.
컴퓨터와 침대만 없다면, 30여년전 학교에 다니며 자취했던 자취방이랑 다를 게 없다.
사실 그때 이후 이렇게 혼자 떨어져 살아보는 건 처음이다.
그때에도 혼자 살다 외로움이 느껴지면 학교 뒤에 있는 덕진 연못을 거닐곤 하였다.
연못에 초롱불처럼 피어있던 연꽃들을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올 때면 느껴지던 그 공허감...
이제 우두망찰 허랑방탕한 중년을 위한 덕진 연못이 이곳에도 있을까.
있다면 그곳에도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연꽃들 위로 현수교 멋지게 늘어져 있을까.
쓸데없는 망상이다. 관사같은 사택에서는 생각도 그저 업무의 연장선이어야 할 뿐인 것을...
사택 옥상에서 바라본 요즘의 하늘과 시가지, 이렇게 보면 서산인지 대전의 어느 곳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詩 밖에서 > 들꽃과 散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포일기] 신록의 4월 (0) | 2007.04.16 |
---|---|
낭만에 관하여 - 내포일기, 4月 (0) | 2007.04.12 |
내포일기 - 식목일 족구대회 , 4月 (0) | 2007.04.05 |
내포 가는 길.... 3月, 수요일 (0) | 2007.03.11 |
첫 발자국.. (0) | 2005.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