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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Dica & Poem

난초 옆에서

by 緣海 2022. 9. 6.

 

 

 

 

 

 

 

[  난초 옆에서  ]

- 緣海 황호신 -

 

난초꽃이 예뻐 보여

말을 부려보기로 했다

우주의 이치는 수학으로 표현된다지만

꽃의 매력은 언어 외에 무엇으로 말하겠는가

다만, 추상적 미학의 올바른 서술은 침묵 !

 

 

*     *     *     *     *     *     *

 

 

몇몇 새우난초의 변이종 가운데 기본종인 새우난초다.

잎은 여타 새우란하고 별 차이가 없지만,

숲 사이로 새어드는 햇빛에 투영된 붉은 꽃잎이 무척 아름답다.

꽃잎이 녹색인 것, 백색인 것, 황색인 것 등 

내륙에서도 몇몇 종들은 만나볼 수 있지만,

희귀성 말고는 이 기본종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난초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선조들의 많은 칭송과 찬사들이 있어 왔다.

예쁜 난초 옆에 서면 먹을 갈아 솜씨좋게 난을 치거나

한 줄 읊조리지 않고는 못견딜 정서에 드는 것은

미인 옆에서도 초연한 목석이 아니라면 당연한 유혹일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찬란사(讚蘭辭)에 몇 줄 더해 무엇하랴.

수없이 많은 난초화에 사진 한 점 더해 무엇하랴.

그저 숲속에 고요히 핀 새우난초 앞에 찾아가

감상에 방해만 되는 언어를 걷어내고

꽃과 더불어 침묵으로 대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새우난초의 꽃말처럼 미덕인 것을.

 

 

 



<  Happiness · 가비 엔제이 / Gavy N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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