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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풍경과 旅行

원효봉에서

by 緣海 2011. 9. 26.

[원효봉] - 옥계저수지

 

 

 

 

 

 

 

 

 

 

 

 

 

[옥계저수지]

 

이곳이 조선에서 제일 가는 풍수지리상의 명당 자미원(紫微垣)이라 한다.

서원산, 옥양봉, 일락산, 석문봉, 가사봉, 원효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한군데서 모아지는 곳,

그러나 그곳에는 원래 가야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천하 명당지지를 탐낸 한 왕족에 의해 그 절은 화재를 빙자하여 불태워지고 만다.

그리고 그 자리에 부친의 묘를 이장하였으니, 그 묘는 지금의 남연군 묘이다.

 

그러나 그 명당이란 것도 순리대로 임자가 찾아져야만 효험이 있는 것일까.

황제필출의 걸출한 이 명당을 2대 천자지지로 지목한 지사 정만인의 도움을 얻어

경기도 연천 남송정에 있는 부친 남연군의 묘를 파묘해 예산의 이곳까지 이장한다.

그리고 이장한지 7년만에 훗날 고종황제가 되는 둘째아들 명복을 얻었다.

가야사가 있던 바로 그 옆자리에 약속대로 보덕사라는 비구니 절을 만들어주고.

그러나 고종 등극후 독일 상인 오페르트와 천주교인들이 합세한 도굴 실패로

만명에 가까운 천주교인들이 가까운 해미읍성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리고 국운을 가로막은 쇄국정책으로 이어지게 되며, 정만인의 소점대로 고종, 순종 등

2대 천자를 마지막으로 조선은 그 국운을 마무리하게 된다.

훗날 일제는 또 다른 황제의 출현을 두려워하여 묘 뒤쪽의 후룡맥을 완전히 절단하였다.

 

이 음택 자미원 입구에 일월봉과 구사봉, 금수봉과 용마봉,

그리고 북두칠성을 닮은 영험한 화표봉이 자리잡아 잡신의 근접을 막고,

물을 막고 물을 공급하며 입궐을 대기하는 그자리에 자리한 옥계저수지,,,

그 옥계지 물결위로 그런 사연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붉은 해는 떠오르고,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원효암이 있는 원효봉에서 내려다본 옥계지는 고요한 수면처럼 말이 없다. 

 

 

 

 

 

 

 

[예당평야]

 

 

 

 

[예당평야]

 

홍성의 오서산에서 발원한 삽교천과, 차령에서 발원한 무한천,

그리고 천안 광덕산에서 발원한 곡교천 등 3대 하천이 일구어 놓은 평야가 예당평야이다.

무한천은 의좋은 형제로 유명한 대흥 동헌앞에서 커다란 호수를 이루었으니 바로 예당저수지이다.

사진에서 유달리 안개가 많이 끼어있는 곳이 바로 예당저수지가 있는 곳이다. 

 

이곳 원효봉에서는 예당평야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예당평야 건너편에는 왼쪽서부터 차례대로 당진, 아산, 예산, 청양, 홍성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예로부터 내포지역이란 안개 자욱한 충남 서북부의 바로 이곳을 지칭하는 말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봉우리들만 해도, 예산 뒤편의 봉황산, 예당저수지 뒷편의 봉수산, 용봉산, 청양의 칠갑산, 광천의 오서산,

그리고 수덕사가 있는 홍성의 덕숭산이 손에 잡힐 듯이 건너다 보이고, 바로 뒤에는 가야산이 버티고 있다.

 

가야(伽倻)는 인도 범어로 상(象)이라 번역 한다.

가야는 중인도 마갈타국 파트나의 서남쪽 62마일 지점에 있는 도시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이곳은, 가야에서 남으로 6마일 지점이므로 예전의 나련선하 근처이며

모든 불교의 성지로 일컬어진다.

가야(gaya)를 옛날부터 상(象)이라 번역함은 프라그릿트 언어로는 야(耶ya)와 사(ja)는 음이 상통하므로

코끼리의 범어 이름 글자의 뜻으로 해석한다.

즉, 가야란 말은 상왕과 상통되는 말로, 예로부터 가야산(상왕산)은 불교가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예로, 천년의 미소가 있는 서산마애삼존불, 보원사지, 개심사, 문수사, 일락사,

그 외로 폐사가 된 사찰만 해도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사찰이 많이 들어섰던 이곳은 아마도 불교 성지의 가야산으로 불리웠을 가능성이 크다.

 

 

 

 

 

 

[덕숭산과 해미고개]

 

 

 

 

 

[덕숭산과 수덕사]

 

예산에서 덕숭산을 휘돌아 서산으로 넘어가는 신작로가 해미고개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 덕숭산의 좌측으로는 옥계저수지의 아랫쪽인 덕산 시내가 자리잡고 있다.

덕산에는 윤봉길의사를 모신 충의사가 있으며, 덕산온천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바로 앞의 덕숭산 뒷편에는 천년 고찰 수덕사가 자리잡고 있다.

수덕사에 관해서는 책 한권을 써도 모자랄 만큼 많은 사연들이 간직돼 있는 사찰이라는 것은 다 알 것이다.

예전에도 한번 수덕사 사진을 올리면서 간단히 설명한 바 있지만,

수덕사는 만공스님, 이응노 화백, 일엽스님, 나혜석 여류화가, 이응노 화백 부인과, 일엽스님의 아들 등,

세 남자와 세 여자의 사연들이 얼키고 설킨, 수덕여관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황금심이 부른 수덕사의 여승이 바로 일엽스님을 얘기하였던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겠고...

 

이곳 해미고개를 넘어 덕산터널과 해미터널 두개를 지나가면 바로 서산 해미에 다다르게 된다.

예전 서산에서 근무했던 2년간 무던히도 많이 넘나들었던 바로 그 고개다.

해미로 넘어가면 대원군에 의해 천주교도들이 처형되었던 장소인 해미읍성이 나오고,

그런 연유로 해미읍성은 예전 조선의 방어성지로서가 아니라 천주교 순교지로 더 유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해미에서 가야산을 오르게 되면 일락사를 거쳐 일락산, 석문봉과 가야산 가사봉에 이르게 된다.

 

일락산에서 가야산 줄기를 타고 좀 더 내려가다 보면, 용현계곡의 마애삼존불과 개심사, 그리고 보원사지를 만나게 된다.

백제 천년 미소인 서산 마애삼존불이야 말 할 필요도 없겠거니와, 개심사의 아름다움은 찾아본 사람만이 안다.

예전 서산에서 살던 시절에 어지간히도 많이 드나들었던 개심사, 그곳에 사는 늙은 보살의 굽은 등을 닮아

기둥도 굽은 기둥이라는 어느 시인의 싯귀가 떠오르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산부추]

 

 

 

 

 

 

[산부추]

 

 어느덧 가을, 산부추의 보라색 꽃망울이 막 터질 듯, 볼을 부풀렸다.

원효봉에 올라 막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명산 가야산의 지기를 한 몸에 받아들이던 몇시간,

마치 공중에서 내려다본 백두산 천지처럼 생긴 옥계저수지와도 다시 작별이다.

내가 이 시간에 여기 왔다 간들 이 세상 어느 누가 알아주겠는가.

세상은 다만 고요히 잠들어 있을 뿐이다.

 

갈때는 다시 저 해미고갯길을 따라서 되돌아갈 것이다.

마치 온 길따라 되돌아가는 인생길처럼...

 

 

 

 

 

Hennie Bekker

 

Hennie Bekker - Rendition collection

 

01. Chopin's Nocturn in E Flat, Opus 9

02. Etude in A Flat

03. Summer's Eve

04. Air in C

05. Talk to the Spirits

06. Dreaming

07. Euphoria

08. Kariba Song

09. Moonlight Dance

10. Tranquil Real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