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OVANNI MARRADI - Innocence >
[ 그대의 바닥에서 ]
- 緣海 -
나를 내려보내
그대의 바닥에 닿고 싶습니다
거센 파도에 휩쓸리다
난파선처럼 가라앉은
그대조차 잊고 있었을 눈물
내쉬면 흙탕물 일 듯한 한숨
해연보다 더 깊었을
그대의 모든 슬픔
귀를 대어 듣고 싶습니다
그대의 바닥에서
가느다란 생의 고동소리
언젠가 절망의 심연에서
흐려졌을 눈동자의 별빛
더 내려갈 수 없어
해저에 고여있을 언어들
소라처럼 껍질뿐일 시간들
아무도 몰래
그대의 바닥에 닿고 싶습니다
깊은 숨 가빠지면
조개껍질 속에 꽉 다물어 놓고
발을 박차 해녀처럼
해면에 부상浮上하고 싶습니다
바닥에 아픔을 간직하고도
수평선처럼 미소짓는 그대 얼굴
모른척 또 보고 싶습니다
한겨울에 피는 꽃들
봄까치꽃
별꽃
개쑥갓
꽃은 입춘보다도 우수보다도 더 빨리 우리 곁에 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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