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게라텀1 미용실 판타지 [ 미용실 판타지 ] - 황호신 - 한 달 동안 머리 길러서 올게요 모를 듯 미소를 뒤에 남기고 미용실 문을 나선 순간 시간은 잠들고 꿈은 비로소 잠에서 풀려난다 빗과 가위가 더듬고 간 까끄러운 옆머리를 손으로 만지며 바리캉의 촉감을 상상해 본다 당신 혹시 나와 같은 환상 있었는지 한 달이 지나 미용실 문을 다시 열 때 잘 자라준 머리칼처럼 여전히 거기 서 있는 가위와 빗 난 항해에서 막 돌아온 선장처럼 의자에 앉는다 거울 속 장미꽃이 액자 안에서 웃다가 허무처럼 등 뒤로 다가서면 곰처럼 제 가슴만 두드리는 미용실 미련 판타지 2022. 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