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로즈 - Main Title · 최경식 >
[ 꽃을 보다가 ]
- 연해 / 황호신 -
계곡을 오르다 만난
꽃잎에는
무대를 날아다니는 짧은 치마의
눈처럼 하얀 레이스
꽃술같은 무희의 댄싱슈즈와
수면에 반짝이는 백조의 날개짓이 보여
맨 처음 눈속에 빛나던 눈동자와
함께 걸어가던 시골길
그 길가 바람에 흔들리던 풀잎
올려다 보던 밤하늘에
흩어지던 웃음소리도 보여
꽃을 본다는 건
머나먼 거리를 가로질러 온
시간을 보는 것
고막에 맺히기를 기다리는
소리까지 보는 것
계곡에 올라 꽃을 보면
그날의 눈빛과
지금은 어디로 흘러 갔을까
서럽도록 고왔던 얼굴과
서로에게 겹쳐지던
묵직한 마음의 무게까지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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