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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전주물꼬리풀 / 연해 황호신

by 緣海 2023. 8. 27.

 

 



<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 Donna Stewart & Ron Andrico >

 

 

 

 

 

[  전주물꼬리풀  ]

 

- 황호신 -

 


여기 사람들이 살았고
그들을 품은 기와집들이 서 있었고
옆구리 늪에는 물꼬리풀이 많았지

세상이 이곳을 비껴가는 동안
사람들은 떠나갔고
물꼬리풀도 떠난 자리에
바람만 스쳐 지나가고
어디서 왔는지 모를
꽃들이 피었다 지곤 했지

타향도 오래 살면 객지 아니라며
서울사람이 되고 부산사람이 되고
제주사람이 되어 떠나간 후에

먼 곳 물꼬리풀이 제 고향 찾아
기와집 옆구리 늪에 다시 돌아와
보랏빛 꽃을 터뜨렸네

이제 전주에 전주사람이 살고
기와집이 서고
돌아온 입맛처럼
눈녹은 강이 새로 흐르고
바람들이 모여 서로 다독이며 산다

 

 

 

- 제주도 8월의 야생화_ 전주물꼬리풀(꽃말-행운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