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초 옆에서 ]
- 緣海 황호신 -
난초꽃이 예뻐 보여
말을 부려보기로 했다
우주의 이치는 수학으로 표현된다지만
꽃의 매력은 언어 외에 무엇으로 말하겠는가
다만, 추상적 미학의 올바른 서술은 침묵 !
* * * * * * *
몇몇 새우난초의 변이종 가운데 기본종인 새우난초다.
잎은 여타 새우란하고 별 차이가 없지만,
숲 사이로 새어드는 햇빛에 투영된 붉은 꽃잎이 무척 아름답다.
꽃잎이 녹색인 것, 백색인 것, 황색인 것 등
내륙에서도 몇몇 종들은 만나볼 수 있지만,
희귀성 말고는 이 기본종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난초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선조들의 많은 칭송과 찬사들이 있어 왔다.
예쁜 난초 옆에 서면 먹을 갈아 솜씨좋게 난을 치거나
한 줄 읊조리지 않고는 못견딜 정서에 드는 것은
미인 옆에서도 초연한 목석이 아니라면 당연한 유혹일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찬란사(讚蘭辭)에 몇 줄 더해 무엇하랴.
수없이 많은 난초화에 사진 한 점 더해 무엇하랴.
그저 숲속에 고요히 핀 새우난초 앞에 찾아가
감상에 방해만 되는 언어를 걷어내고
꽃과 더불어 침묵으로 대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새우난초의 꽃말처럼 미덕인 것을.
< Happiness · 가비 엔제이 / Gavy Nj >
'詩 안에서 > Dica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너를 붙잡을 때 (0) | 2022.09.20 |
---|---|
인생의 주인공 (0) | 2022.09.20 |
세상은 하나의 화분 (0) | 2022.09.13 |
꽃에게 배우다 (0) | 2022.09.13 |
하루 (1) | 2022.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