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밖에서/풍경과 旅行

대천에서...

by 緣海 2010. 5. 23.

 

 

 

 

 

  

 

 

 

 

 

 

 

 

 

갑작스럽게 달려간 대천 앞바다에는 맑은 파도가 넘실대고

오랜만의 발길을 반기는듯 바람좋고 햇살도 아름다웠습니다...

 

마흔고개의 중반을 넘어선 그녀는 가끔씩 동인모임에 나오는 것 외에는

집안에서 청소하고 밥하고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 등,

일상에 바쁘고, 인생에 불만이 없는, 늘상 부지런한 주부였습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남편이 직장때문에 외지로 드나들게 되면서

여유가 생겨 한결 행복해지겠다 싶은 그 나이에 갑자기 어느 회사에 취직하고,

출퇴근때문에 자그마한 자동차도 구입하여 운전도 하게 되었지요.

 

아직 초보를 면하지 못한 그녀가 어느날 대천항까지 다녀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퇴근하면서 곧바로 항구까지 차를 몰고 가서, 드나드는 연락선을 바라보며

생전 피우지 못한 담배 한개비 꼬나물고 한나절 시간을 보내다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 이유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알려고 하지도 않았구요.

다만 우연히라도 그 광경을 보았더라면, 그 옆모습이라도 사진에 담아보았으면,

그 진한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사색에 잠긴 그 표정을 훔쳐보았더라면...

 

산다는게 뭐 별거 있겠냐 합니다만, 파도도 어떤 때는 크게 몰아쳐 오듯,

삶의 바닷가에도 모래를 몰고 오는 격동이 물결칠 때가 있습니다.

그 진한 감정의 회오리바람이 몸 밖으로 빠져나와 나를 어떤 행동으로 몰아갈 때,

 

그런 나의 모습을 담는 마음으로 어떤 표정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용기내어 다가가지 못한 대천 해변에는 다정한 연인들과

보기 드물 정도로 맑은 물과 그저 평범한 파도만 몰려왔다 몰려가곤 했습니다.

 

지구 밖에서 볼 때 세상은 참 평화롭습니다. 지금 저 대천해변처럼요.

그곳에 갑자기 찾아간 것은 이카루스처럼 추락하여 떨어져보고픈 심정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Yanni - one Mans Dream

'詩 밖에서 > 풍경과 旅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회마을  (0) 2010.05.25
주산지  (0) 2010.05.25
산수유  (0) 2010.03.15
방죽골 연못  (0) 2010.02.26
도담삼봉  (0) 201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