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내리는 소리 4 ]
- 緣海 / 황호신 -
그리움이 내려와 하얗게 쌓이던 날
먼 산은 하루 종일 침묵했다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음표들이
소리를 내며 오선지에 쌓여갈 때도
먼 산은 안개속에서 침묵했다
침묵은 무게가 아니라 시간이었다
하얀 눈이 무량히 허공을 망설이다
먼저 시든 낙화 위에 조용히 앉았을 때
문득 가슴속에 똑딱거리던 초침 하나
그대 생각이 가볍게 나풀거리던 날
허공에 흩날리던 음률 눈으로 흘기면
꽃은 자리를 가리지 않고 떨어지고 있었다
가다가 주저앉는 그곳에서 들릴 듯 말 듯
이미 저문 생을 아프게 다독이고 있었다
저녁 구름이 저물다가 제 몸 불태우고 나면
그제서야 먼 산, 어둠속에서 홀로 일어나
제 몸 흔들며 긴 울음 삼키고 있었다
● The Rain - Misty Rain
'詩 안에서 > Poem & 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에 비가 내리면 (0) | 2009.02.23 |
---|---|
눈 내리는 소리 5 (0) | 2009.01.28 |
2009년을 시작하며.... (0) | 2009.01.01 |
수레바퀴 문학기행중 - 가로림만 벌말포구 (0) | 2008.10.23 |
수레바퀴 문학기행중 - 백제의 미소 (0) | 2008.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