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방조제1 바람과 함께 오른 팔봉산 소유언시(小遺言詩) - 황동규- 열반에 머문다는 것은 열반에 속박되는 것이다 - 원효 1 살기 점점 더 덤덤해지면, 부음(訃音)이 겹으로 몰려올 때 잠들 때쯤 죽은 자들의 삶이 떠오르고 그들이 좀 무례하게 앞서갔구나 싶어지면, 관광객도 나대지 않는 서산 가로림만(灣)쯤에 가서 썰물 때 곰섬(熊島)에 건너가 살가운 비린내 평상 위에 생선들이 누워 쉬고 있는 집들을 지나 섬 끝에 신발 벗어놓고 갯벌에 들어 무릎까지 뻘이 차와도 아무도 눈 주지 않는 섬 한구석에 잊힌 듯 꽂혀 있다가 물때 놓치고 세상에 나오지 못하듯이. 2 그냥 가기 뭣하면 중간에 안국사지(安國寺址)쯤에 들러 크고 못생긴 보물 고려 불상과 탑을 건성 보고 화사하게 핀 나무 백일홍들 그 뒤에 편안히 누워 있는 거대한 자연석(自然石) 남근을 만나.. 2007. 9. 30. 이전 1 다음